단기 유동성 고비 넘긴 동부그룹, 앞길도 '첩첩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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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0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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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부제철 자율협약 결정으로 급한 불 꺼…동부CNI도 산은 지원으로 고비 넘길 듯

  • 당초 내놓은 자산매각 계획 지연으로 유동성 위기 재발 우려 여전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단기 유동성 위기에 몰렸던 동부그룹이 동부제철에 대한 채권단과의 공동관리(자율협약) 결정으로 급한 불을 끄게 됐다.

그러나 지난해 내놓은 자산매각 계획이 지연되면서 유동성 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일 금융권과 동부그룹에 따르면 한 때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가능성이 제기됐던 동부제철은 전날 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을 비롯한 11개 채권 금융기관이 자율협약에 최종 합의하면서 활로를 찾게 됐다.

자율협약은 은행 주도의 채권단이 채무유예나 긴급자금 지원 등으로 부실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작업이다.

동부제철의 회사채는 1100억원으로 7일 700억원, 다음달 26일 4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채권단은 향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주도로 인천공장 매각 재추진을 포함해 강도높은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오는 5일과 12일 총 50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앞둔 동부 CNI도 동부그룹 자체 조달 금액 400억원과 산업은행 보유 물량 100억원에 대한 추가 자금으로 고비를 넘길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동부제철 인천공장 매각이 불발되면서 급속히 확산됐던 동부의 유동성 위기가 일단 진화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매각이 성사된 일부 계열사를 제외하고 동부가 지난해 마련한 자구계획안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면서 위기 발생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11월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당진항만, 동부발전당진 지분,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동부팜한농 유휴부지 등 주요 계열사·자산 매각과 김준기 회장의 사재 출연을 통해 내년까지 총 3조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매각이 완료되거나 마무리를 앞둔 곳은 동부익스프레스와 동부특수강 등 2곳에 불과하다.

여기에 김준기 회장의 장남 남호씨의 동부화재 주식을 놓고 채권단과 김 회장 일가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채권단을 통한 구조조정도 쉽지 않은 상태다.

채권단은 추가 지원을 위해 남호 씨의 동부화재 지분 14.06%(5월 말 기준)를 담보로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김 회장 측은 남호 씨의 동부화재 지분이 비금융계열사 위기와 관계없다며 담보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요 계열사들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줄줄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되면서 자금을 조달도 어려워졌다.

한편 금융계와 동부그룹에 따르면 현재 유동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동부그룹의 회사채 가운데 연내(하반기) 상환해야 할 금액은 5개 계열사(동부제철·동부CNI·동부메탈·동부건설·동부팜한농)에 총 4244억원이다.

동부건설의 경우 9월 만기인 500억원의 회사채와 11월 만기인 신주인수권부사채(BW) 미상환 물량 344억원이 있다. 이 밖에 동부메탈이 600억원, 동부팜한농이 1000억원 규모의 연내 상환해야 할 회사채를 안고 있다.

또한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동부그룹의 회사채 물량은 4000억∼5000억원 규모로 올해 하반기와 비슷한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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