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산이는 2일 오후 '털털한 남자들' 특집으로 꾸며진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산이는 "부모님은 미국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시냐"는 김구라의 질문에 "아버지는 학교 청소를 하시고 어머니는 주방 일을 하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미국으로 이민을 가면 다들 잘 사는 줄 아는데 그렇지 않다. 우리 부모님도 한국에서는 더는 못 살 것 같아서 떠밀리다시피 가셨다. 부모님은 일주일 내내 일하신다. 일터에서 돌아와 한국 TV 프로그램을 보는 게 낙인 분들이다"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산이의 고백과 눈물은 순식간에 각종 포털 사이트 상위 검색어를 장식하며 온라인을 점령했다. 네티즌은 그가 흘린 눈물에 함께 아파했고 용기 있는 고백에 박수를 보냈다.
이날 방송에서 송윤아는 털털한 모습을 보이며 신비로운 여배우에서 친근한 여배우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한 그릇 더'라는 별명을 공개하며 폭풍 먹방을 선보이는가 하면, 공개된 가방 속 단출한 소지품은 그의 소탈한 매력을 더했다.
2회에 걸쳐 전파를 탄 방송에서 송윤아는 남편 설경구과의 사이에서 불거지고 있는 루머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내가 큰 사건을 겪지 않았나. 온몸이 착색된 것처럼 까매지더라"라며 "상상할 수 없는 삶을 산 여자가 돼버렸다. 그런 사람으로 살면 안 되는 거다. 그런데 내가 그렇게 돼 버렸더라"라고 그동안 힘들었던 심경을 토로하며 눈물을 흘렸다.
일요일 오전 방송됐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의 반응은 뜨거웠다. 송윤아의 진심 어린 고백에 감동한 시청자는 그동안의 오해를 사과했다. 그렇다. 송윤아의 진심은 TV를 넘어 안방까지 전달됐다.
지난달 29일 오후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에서였다. 개그맨 조세호의 어머니가 "힘내라. 절대 외롭지 않다. 행복하길 바란다"고 건넨 말에 눈물을 쏟았고, 이는 방송을 통해 여과 없이 전달됐다.
박봄이 흘린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불거진 마약 밀수 논란은 그의 진심을 의심케 했다. 그가 흘린 눈물이 '타지에 있는 부모에 대한 그리움'인지 '따뜻한 말 한마디의 위로'인지 헷갈린다는 반응. 마약 밀수 논란에 대한 직접적 해명이나 발언이 없는 현재로서는 그의 눈물이 다시금 회자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최근 예능 프로그램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스타들의 심경 고백으로 눈물 마를 날이 없다. 시청자에게 빵빵 터지는 웃음을 안겨야 하는데 컴백을 앞둔 스타들에게 울 수 있는 공식적 자리를 제공하고 있는 셈. 주객이 전도된 예능 프로그램. '눈물의 장'이 아닌 '소통의 장'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