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헌법해석 변경을 통한 집단적 자위권 행사 허용을 의결한 아베 정권에게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이번 각의 결정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지지율은 하락하고 있으며, 총리관저 앞에서는 반대시위가 열리고, 개헌에 맞서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을 각의 결정한 1일부터 2일까지 교도통신이 실시한 긴급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가 40.6%로 나타나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부지지율이 40%를 넘었다. 지난 6월 조사에서는 부지지율이 33%였던 것을 감안하면 한달 만에 7%나 상승했다.
반면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47.8%로 지난 6월 조사에 비해 4.3% 하락했다.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50%이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또 중의원을 해산해 신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도 68.4%에 달해 아베 내각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이며 위기감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에 대해 “충분한 검토 없이 각의 결정이 이뤄졌다”는 응답은 82.1%에 달했다.
일본 각지에서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맞서려는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단체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홋카이도(北海道) 아사히카와(旭川) 시의회는 2일 "항구적 평화주의라는 헌법 원리와 입헌주의에 반하며 역대 내각의 공식견해와 상반되는 것으로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서를 채택해 중앙 정부의 결정에 반기를 들었다.
각의 결정의 폐기를 시도하는 움직임도 있다. 야마나카 미쓰시게(山中光茂) 미에(三重)현 마쓰사카(松阪)시장은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평화적 생존권이 침해됐다"며 각의 결정의 위헌성 확인과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일본변호사연합회나 시민단체 '전쟁을 시키지 않는 1천명 위원회' 등도 각의 결정의 위헌성을 주장하고 있어 대규모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 지난 1일 오전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반대하는 시민 약 2000명이 도쿄시내 총리관저 앞에 모여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라”고 연호했다.
일본변호사연합회는 작년 3월 이후 5차례에 걸쳐 성명문을 발표했으며 올해 5월에는 “헌법의 기본 원리와 관련된 변경 사항을 국민의 의사를 묻지도 않고 내각 판단으로 강행하는 것은 헌법의 존재 이유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총리관저 앞에는 많은 시민들이 항의를 위해 모였으며, 나가사키현 원폭피해자 단체는 “내각의 입맛에 맞는 헌법 해석은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2일에도 약 100명의 시민들이 총리관저 앞에 모여 “각의결정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이러한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활용해 아베 총리의 방북, 납치피해자 귀환 등 정치적 이벤트를 펼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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