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강신주의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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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0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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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무엇이 달마 대사가 서쪽에서 온 뜻인가요?"

어느 스님이 묻자, 조주 스님이 대답했다. 

"뜰 앞의 잣나무!"

 '뜰 앞의 잣나무?'라니. 이게 무슨 선문답인가. '무문관'제37칙 정전백수(庭前栢樹)에 나오는 말이다.

'무문관'은 1228년에 나온 가장 압축적인 화두 모음집.  무문 혜개가 48개의 화두를 선별해 해설을 덧붙인 선불교의 대표적인 텍스트다.

 무문관(無門關)이라는 제목은 바로 문이 없는 관문(The Gateless Gate)이라는 뜻이다. 이 관문은 문이라는 말인가, 아니면 문이 아니라는 말인가?. 제목부터가 고난도의 화두다.  

 상식적인 생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난제. 딜레마. '화두'는 상식을 넘어서야 풀릴 수 있는 문제다.

 그렇다면 상식을 넘어선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은 무문관의 당혹스러운 48개의 난제들을 지나는 과정을 풀어냈다.  저자가 주목한건 선불교의 핵심적 정신이다.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정신을 깨달았다. 

 상식을 넘어선다는 것은 자신만의 삶을 영위하는 것, 오직 나이기에 살아 낼 수 있는 삶을 산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무언가에 의존한다는 것, 그건 우리가 그것에 좌지우지된다는 말입니다. 스스로 말하고, 행동하고, 나아가야 합니다. 아무리 도움이 되어도 그것이 외적인 것이라면, 어느 순간 반드시 우리는 그것을 버려야만 합니다. (...) ‘스스로!’ 계단과 사다리로 상징되는 일체의 외적인 것에 의존하지 않고 온몸으로 깨닫지 않는다면, 그건 깨달음일 수도 없는 법이니까요. 깨달음은 스스로 주인으로 삶을 영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382쪽)

 저자는 '무문관'의 48개의 화두를 두고 "우리의 성장을 기다리는 이야기"(292쪽)라고 표현한다.  나이를 먹어 어른이 되었지만 슬프게도 힘과 자유를 갖지는 못한, 그래서 진정한 어른의 삶을 살고 있지 못한 우리가 용기를 갖고 싸워 힘과 자유를 얻어내 단 한 번이라도 어른이 되어 살아보자고 응원한다.1만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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