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박원순 남자’ 기동민’ 카드에 후폭풍…꼬여버린 공천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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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0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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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사진=안철수 홈페이지]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이번 판은 정말 모르겠다. 원칙도 없고…. 정도는 어디에다 팔았느냐.”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전날(3일) 7·30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 공천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최측근인 ‘기동민 카드’를 꺼내자 당 한 관계자가 기자에게 던진 말이다.

새정치연합 신주류 지도부가 위기다. 지난 6·4 광주시장 선거에 이어 또다시 전략공천 파문에 휩싸이면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벼랑 끝으로 몰리는 형국이다.

과거 군부독재 시절 민주화 투쟁을 전개한 제1야당의 공천이 무원칙·하향식 리더십에 의해 ‘밀실’에서 진행되자 당내 계파 갈등이 폭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당내 대권주자인 정세균 상임고문은 신주류 지도부의 전략공천 직후 “지도부의 독단과 독선적 결정이 도를 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손학규 상임고문도 이번 공천 과정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당내 소통 통로를 활용하지 않고 당내 의사결정을 진두지휘하면서 ‘전횡’ 논란도 확산될 태세다.

두 공동대표의 정치공학적 셈법에 기반을 둔 깜짝 공천이 당내 불신만 가중시키고 있는 셈이다. 당 내부에선 자멸의 지름길로 가고 있다는 자조 섞인 푸념도 나오는 상황이다. 

4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릴 예정인 최고위원회의는 동작을에서 오랫동안 지역위원장을 지낸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의 점거로 원내대표실에서 진행됐다.

양측의 입장은 확연히 갈렸다. 김 대표와 안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전략공천과 관련해 “미래세력의 상징”이라고 한껏 추켜세운 반면 허 전 위원장은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망(전부 망하는) 공천”이라며 “선거에서 질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문제는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이 선거 공천 때마다 특정 계파가 특정 인물을 지목하는 퇴행적 공천으로 범야권 지지층의 결집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광주 광산을에 공천을 신청한 기 전 부시장은 지난 2일 캠프 개소식을 했다. 3일 오전엔 광주에서 선거운동을 하기도 했다. ‘기동민 카드’를 놓고 신주류 지도부의 정치공학적 공천이 아니냐는 비판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회의에서 기동민 카드와 관련, “당으로서도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고심한 흔적을 나타냈다. 새누리당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십고초려한 상황에서 외연 확장성을 갖춘 후보를 공천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신주류 지도부의 ‘기동민 카드’에는 6·4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현상’을 일으킨 박원순 서울시장의 마케팅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판단이 깔렸다.

또한 허 전 위원장과의 20년 동지인 기 전 부시장을 최대 격전지인 동작을로 끌어들여 허 전 위원장의 무소속 출마를 봉쇄하겠다는 의도도 이 같은 결정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허동준 지지’ 의사를 밝힌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와 486그룹·친노(친노무현) 등 구민주당 측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전략적 카드라는 얘기도 나온다. 7·30 동작을 보궐선거의 프레임 한 축인 ‘박원순’ 구도에 반발할 수 없는 당내 기류를 공천에 이용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신주류 지도부의 ‘기동민’ 카드가 역풍을 불러오면서 나머지 지역의 공천 작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당 내부에선 수원 을·병·정의 전략공천설과 더불어 손학규 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 천정배 의원, 금태섭 대변인 등의 다양한 조합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다.

7·30 재·보선의 시계추는 얼마 남지 않았다. 19대 총선에선 친노그룹의 패권주의, 18대 대선을 앞두고는 ‘이(이해찬)-박(박지원)’ 담합 논란 등에 휩싸이면서 범야권 지지층 결집에 실패한 새정치연합의 기동민 카드가 어떤 결말로 귀결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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