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마을 개발 무산 위기…서울시-강남구, 책임공방만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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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0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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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서울시와 강남구가 구룡마을 개발 방식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사업이 무산 될 위기에 처했다.

주민공람 절차 등을 고려하면 지난 4일까지는 양측이 협의했어야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구역 실효 전 사업을 진행할 수 있지만, 6일 현재까지 양측이 한번도 협상을 진행하지 않는 등 사업이 고사 직전이다.

구역이 실효되고 나서도 양측이 사업 방식을 통일하면 3개월 내 사업을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지만, 현재로서는 양측 견해차가 커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구룡마을은 2011년 서울시가 수용·사용방식(현금보상)의 개발방침을 발표하며 개발논의가 본격화됐지만, 서울시가 2012년 사업비 부담을 이유로 환지방식(토지보상)을 일부 도입하기로 하자 강남구가 반대하고 나서 수년째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도시계획국 관계자는 강남구가 지난 2일 기자설명회를 열어 “서울시가 특혜 여지가 전혀 없는 제3의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협의할 수 없다”고 한 데 대해 “제3의 대안은 없다”고 일축했다.

서울시는 ‘1가구당 1필지(또는 1주택)’ 공급 원칙 아래 토지주가 일정 규모 이하의 단독주택 부지(최대 230㎡), 연립주택 부지(최대 90㎡), 아파트 1채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한 수정계획안을 만들어 강남구에 두 차례 제출했지만 강남구는 모두 반려했다.

서울시가 환지방식을 처음 도입했을 당시 환지규모는 약 18% 정도였다. 그러나 환지방식 도입에 따른 개발이익이 수천억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해 10월 환지규모를 9%, 12월 2∼5%로 축소했다.

서울시는 강남구를 상대로 환지규모를 2∼5%로 축소한 수정계획안은 특혜 소지를 없앤 것이라고 설득했지만, 강남구는 “토지주 합의 등에 따라 환지규모는 얼마든지 변경될 수 있는 데다 환지 자체도 주택 외 상업용지 등으로 공급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강남구는 서울시가 제3의 대안을 내놓지 않는 이상 협의체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며 검찰에 특혜 의혹과 관련한 모든 문제에 대해 수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혀 갈등이 더 깊어지고 있다.

사업 무산에 대한 책임 공방도 격화됐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기자회견에서 “협의가 되지 않으면 최종 책임이 환지인가권자인 구청장에게 돌아온다”며 “서울시가 환지 규모를 마음대로 축소해 책임이 없는 것처럼 발을 빼려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서울시 도시계획국 관계자는 “강남구가 서울시에만 무작정 대안을 제시하라고 하며 협의할 의지를 하나도 보이지 않는 건 무책임한 자세”라며 맞불을 놨다.

서울시와 강남구 간 갈등으로 피해는 구룡마을 판자촌에 사는 저소득층에게 돌아가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 노출된 주민들은 이제 구역 실효 후에라도 양측이 합의해 늦게나마 사업이 재추진되는 것을 바랄 수밖에 없게 됐다.

시 관계자는 “다음 달 2일 구역실효가 된 후에라도 강남구와 협의가 이뤄지면 사업계획을 처음부터 짜더라도 3개월 안에 관련 절차를 모두 마치고 사업을 재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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