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종 사장 동부증권·제철株 잇단 매도…"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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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0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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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동부그룹이 빚을 갚느라 비상이 걸린 가운데 동부증권 최고경영자(CEO)가 회사와 계열사 주식을 잇달아 처분하고 있다. 가뜩이나 동부그룹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어 투자자가 느끼는 불안감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고원종 동부증권 사장은 4월 25일 동부증권 주식 4000주를, 이달 4일에는 동부제철 지분 1만6400주 전량을 각각 매도했다.

고 사장뿐 아니라 김진완 동부증권 상근 감사위원도 같은 날 동부제철 지분 1만2278주를 모두 팔았다.

고 사장이 2011년 대표로 취임한 이후 사들인 자사주는 총 4000주로 이번에 매도한 물량과 같다. 이전 부사장으로 일하면서 샀던 약 1만5000주는 아직 남아 있다.

고 사장은 동부증권 부사장을 거쳐 2010년 1년 임기로 처음 대표로 선임됐다. 이후 5차례에 걸쳐 연임에 성공해 업계에서 대표적인 장수 CEO로 꼽힌다.

그러나 고 사장이 갑자기 회사와 계열사 주식을 처분하는 바람에 경영자가 먼저 발을 빼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고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개인이나 부서 간 이기주의를 타파, 집단생명력을 강화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동부증권 측은 이번 고 사장 지분 매도에 대해 개인적인 결정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동부증권 관계자는 "지분을 팔기 전에 내부적으로 논의가 있었던 게 아니다"라며 "내부 규정에도 임원이 자사주를 보유해야 한다고 정해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동부증권은 동부제철을 비롯한 동보그룹 회사채 절반 이상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그룹 회사채와 기업어음(CP) 3205억원어치 가운데 약 2000억원어치가 3월 말 기준 동부증권을 통해 개인 및 기관에 팔렸다.

고 사장이 자사주를 팔아치운 데 비해 먼저 위기를 겪은 동양증권은 경영진은 다른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양증권 임직원은 2013년 부도설이 도는 상황에서도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했다. 서명석 동양증권 사장도 대표에 오른 이후 약 5000주를 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위기에 몰렸을 때 경영진이 먼저 자사주를 팔아버리면 투자자는 더욱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며 "이유야 어찌됐든 책임있는 태도가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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