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국내 빅3(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 조선소들은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보일 전망이다.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1분기에 비해 소폭 개선된 것으로 예측되지만 저가수주 물량이 여전히 실적에 반영되면서 바닥론을 언급하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이다.
8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는 대우조선해양의 올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4조978억원과 1217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0.2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3.95%가 감소한 수치다.
또 삼성중공업의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6523억원, 18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각각 3.84%, 34.73%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조선업계의 맏형격인 현대중공업의 사정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 2분기 매출액은 13조67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8%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 반면, 영업이익은 199억원으로 266.26%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지난 1분기에 비해서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0.8%, 50.99%가 증가했고,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영업이익 부문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소폭 개선된 흐름을 나타낸 점은 긍정적이다.
이에 대해 조선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소폭 회복됐다 해도 부진한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 “아직까지 바닥론을 이야기 하기엔 다소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빅3 조선소들의 저조한 실적이 지속되는 이유는 저가수주 물량이 여전히 실적에 반영되고 있는데다 건조경험이 없는 해양설비를 대거 수주하면서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이 발표하는 선가지수를 살펴보면 2008년 선가지수는 190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하락하며 2012년에는 130이 무너지는 등 상선시장이 크게 악화된 바 있다.
또 건조경험이 없는 해양설비 수주도 문제다. 지난 1분기 삼성중공업은 호주 익시스 프로젝트와 나이지리아 에지나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예상됨에 따라 약 5000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1분기 실적에 반영한 바 있다. 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진행중인 해양사업도 추가비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조선업계와 증권업계는 상선시장의 회복세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한편 실적의 의미있는 회복은 올해 말이 지나서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상선시장은 회복세가 진행중”이라면서 “하지만 우리나라 빅3 조선업체들의 영업이익 악화 등 악재성 이슈는 올해 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빅3 업체들의 주력 선종인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설비(FLNG)와 액화천연가스선(LNG)의 발주가 기대되는 2015년부터 의미있는 회복세가 진행될 것”이라며 “또 2013년 선가상승기에 수주한 선박이 건조되는 내년에는 실적도 턴어라운드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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