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연 "파생금융상품, 거래세 부과가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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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0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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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주식 선물이나 옵션 등 파생금융상품에 소득세보다는 거래세를 부과하는 것이 현 상황에서는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한 세금우대종합저축과 생계형 저축은 목적에 맞게 혜택 대상을 축소하는 개선안도 나왔다.

홍범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기획본부장은 연구원 주최로 8일 서울 송파구 조세재정연구원에서 열린 '금융상품 과세체계 선진화 방안에 관한 공청회'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홍 본부장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개혁소위원회가 잠정 합의한 파생상품에 대한 매매차익에 양도소득세를 매기는 과세 방식에 대해 "현 시점에서는 파생금융상품에 양도소듟보다 거래세를 매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파생상품에 대해서만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경우 금융상품 간 형평성이 훼손되고 차익거래 감소로 시장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수효과 측면에서도 소득세보다 거래세가 높은 것으로 분석돼 지난해 기준 파생상품에 10%의 소득세를 과세했을 경우 세수효과는 367억7000만원이었으나 코스피200선물에 0.001%의 거래세를 과세했을 경우 세수효과는 642억1000만원이었다.

홍 본부장은 거래세가 소득세보다 파생금융상품시장 거래를 더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다른 나라의 경험을 살펴보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년간 거래세 부과 논의가 지속되면서 거래세의 투기억제 효과가 강조된 결과 금융당국에서 세금이 아닌 규제로 투기를 억제하려고 파생상품시장 규제를 강화했다"며 "투기억제 명분의 파생상품 규제를 다시 완화하되 거래세를 부과하면 파생상품시장을 다시 살리면서 세수효과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조세원칙에 부합하는 양도소득세를 도입하더라도, 법안 통과와 행정적 준비, 현물시장과의 과세 균형성 고려 등 실제 도입까지 많은 준비 기간이 필요하므로 일단 거래세를 도입하는 게 낫다는 의견을 밝혔다.

홍 본부장은 생계형 저축, 세금우대종합저축의 혜택을 받는 대상을 축소해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 개선 방안도 밝혔다.

그는 생계형 저축의 비과세 대상은 '생계형'이라는 목적에 맞게 지원이 필요한 계층으로 한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계형 저축의 가입 대상자는 60세 이상의 노인, 장애인, 독립유공자, 국민기초생활수급자 등으로,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이외 가입자는 소득이나 자산이 많은 경우에도 생계형 저축에 가입할 수 있어 일각에서는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있다.

생계형 저축 가입자 중 노인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금액 기준 96%, 인원수 기준 78%로 압도적이다.

홍 본부장은 생계형 저축의 개선 방안으로 60세 이상의 계층에 대해 소득·자산 요건 추가, 60세 이상의 계층에 대해 1인당 한도를 축소하는 방안, 연령 기준을 높이면서 동시에 한도를 확대하는 방안 등 세 가지를 내놓았다.

한편, 세금우대종합저축에 대해서는 아예 폐지하는 방안, 소득·자산 요건을 추가하는 방안, 가입 한도를 축소하는 방안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세금우대종합저축은 20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상품으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저축지원 성격을 지닌다.

홍 본부장은 "현재 다양한 비과세·감면 금융상품이 있기 때문에 세금우대종합저축을 폐지하면 복잡한 비과세·감면 제도가 단순해지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20세 이상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제도를 폐지하면 반발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처럼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하지 말고 소득이나 자산요건을 자격조건에 추가해 고소득자에게는 혜택을 제한하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의 가입 한도액인 1000만원을 축소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지만, 이 경우 저축 유인이 크지 않아 제도가 유명무실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출자·예탁금 세제 지원 제도 개선 필요성도 지적했다.

농협과 수협 등 조합 출자금과 예탁금에 대한 세제혜택의 경우 조세지출 규모가 8426억원으로 2014년 금융소득 관련 조세지출 중 가장 크다.

그러나 이 제도는 조합원이 아니라도 1만원 정도의 출자금만 내면 준조합원 자격으로 세제혜택을 볼 수 있어 실질적으로 가입 대상에 대한 제한이 없다.

2011년 말 기준 농협의 경우 비과세 예탁금 62조원 중 농어민 조합원은 19.1%에 불과한 반면 50조원에 이르는 80.9%는 준조합원의 예탁금이었다.

예탁금 이자는 현재 비과세이며 2016년에 5% 세율로 저율과세하고, 2017년부터 9% 세율로 과세하도록 돼있다.

홍 본부장은 현행 제도 아래에서 2017년 이후 점진적으로 일반과세해 비과세 혜택을 폐지하거나, 가입한도를 단계적으로 축소해 마지막 단계에서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가입대상에서 준조합원을 배제해 실제 지원하려는 농어민 조합원에 대한 혜택만 유지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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