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 금융당국 책임론까지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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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0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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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한조 외환은행장 "조기통합 논의 불가피"

[사진=하나은행, 외환은행 제공]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에 대한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특히 김한조 외환은행장까지 조기통합 불가피론을 들고 나와 논란이 심화될 전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불거진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논의와 관련해 금융권 안팎에서 금융당국이 책임지고 합병 당시 합의 사항을 준수하도록 지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2년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5년간 독립경영 보장을 골자로 하는 합의서 서명에 입회인 자격으로 금융당국도 참여했기 때문에 조기통합 추진 시 이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당시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노조, 금융위원회와 △하나금융 자회사 편입 이후에도 별도의 독립법인으로 존속 △자회사 편입 5년 경과 후 상호합의를 통해 합병 등을 협의 △독립법인 존속기간 동안 독립경영 보장 등에 대해 합의했다. 당시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과 김석동 금융위원장, 윤용로 외환은행장, 김기철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사정이 이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인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김정태 회장의 발언을 계기로 조기통합 이슈가 불거졌는데도 금융당국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이에 외환은행 노조를 비롯해 정치권에서는 '합의 사항 위반'이라며 하나금융 뿐만 아니라 금융당국까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등 금융당국이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의 합의에 대해 일종의 보증을 선 것"이라며 "(최근 김 회장의 발언은) 2년 가량 지난 상황에서 당시 합의서를 찢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통합 논의에 대한 금융당국의 책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7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신제윤 금융위원장에게 "당시 노사정 합의는 사회적 대타협 모범사례로 평가받았으나 최근 합병 논의를 제기한 것은 명백한 합의사항 위반"이라며 "금융위가 합의서 준수를 촉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 위원장은 "약속은 지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당연히 노조와의 합의를 전제로 한 추진이어야 하고 (하나금융이) 노조에 협의를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의 자회사라는 점에서 사실상 자발적인 의사를 표시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전 교수는 "(외환은행 노조를 비롯한 경영진) 당사자가 (통합을) 원한다면 모르겠지만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상황에서 독자적이고 자발적인 의사를 확인하기 쉽지 않다"며 "하나금융이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하나금융과 금융당국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기통합 논의는 더욱 구체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한조 외환은행장까지 조기통합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김 행장은 지난 7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수익성 악화 추세가 지속되는 시점에서 현재의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서는 조기통합 논의 개시가 불가피하다"면서 "통합논의를 미래의 일로만 예상하고 미뤄둔 채 철저한 사전 준비가 부족했었음을 경영진을 필두로 모두 반성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속도감 있게 통합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 간부들은 김 행장의 메시지에 항의하기 위해 이날 임원실 앞에서 규탄투쟁을 진행했다. 오는 12일에는 서울역에서 집회를 갖고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논의 반대 투쟁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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