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이동통신 3사가 팬택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지원 참여 여부에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이에 채권단은 오는 14일까지 결정시간을 연기했지만 이동통신 3사로부터 지원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8일 채권단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는 팬택으로부터 받아야 할 판매장려금 채권 1800억원의 출자전환 여부에 대해 회신하지 않으며 사실상 거부 의지를 밝혔다.
이동통신 3사 관계자는 “팬택 문제는 채권단이 풀어야한다”며 “결정 시한을 또 연장한다고 해도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통사의 출자전환 참여가 없다면 채권단의 정상화 방안 채택은 무효화된다.
앞서 팬택에 대한 워크아웃을 진행 중인 채권단은 지난 4일 이동통신 3사의 출자전환 참여를 전제로 하는 팬택 경영정상화 방안을 채택했다. 채권단이 3000억원, 이통 3사가 1800억원의 채권을 출자전환하고, 채권단은 원금상환 유예와 이자율 인하 등의 조치를 한다는 내용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통사에서 아무런 회신이 없는 상황이지만 팬택에서 협조를 더 이끌어 내는 쪽에 희망을 걸고 있기 때문에 시간을 좀 더 부여할 수도 있지 않겠나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규정상 이통사가 참여 의사를 밝힐 수 있는 최종 마감시한은 채권단의 경영정상화 방안 의결일인 4일로부터 10일 뒤인 14일까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통사가 팬택 지원에 난색을 보이고 있어 지원을 이끌어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채권단은 기업청산 시 이통사의 판매장려금 채권 회수율이 9%에 불과하지만 워크아웃의 성공적인 종료로 기업이 존속할 경우 회수율을 100%로 높일 수 있다면서 이통사들을 설득하고 있다.
반면,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팬택이 이번 고비를 넘긴다고 해도 국내외 휴대전화 제조업체 간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 회생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지원을 거부한다는 것은 팬택의 회생 가능성을 어둡게 본다는 의미”라며 “법정관리에 간다 하더라도 이통사들이 팬택 제품을 사주지 않으면 회생은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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