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 감독 사퇴[사진=아주경제 DB]
홍명보 감독은 10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퇴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나의 명예는 축구에서 나왔다. 후회는 없다”며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지난 3일 홍 감독의 재신임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대표팀은 내년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홍명보 체제로 갈 것 같아 보였다. 홍 감독의 자진 사퇴 발언이 갑작스러운 이유다. 홍 감독은 “알제리전이 끝나고 사퇴에 대한 마음이 있었고 벨기에전 후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며 “정몽규 회장과 대화를 나눈 후 새로운 감독이 와서 6개월 동안 팀을 만드는 것이 어렵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귀국 후 반성의 시간을 가지면서 내게 남은 능력과 에너지에 대해 고민했고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사퇴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있었음을 털어놓았다.
대표팀 멤버와 관련된 일명 ‘엔트으리’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홍 감독은 “세상에 어떤 감독이 월드컵 가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들을 데리고 가겠나”라며 “철저하게 검증했고 냉정하게 판단했다. 그 부분에 대해선 100% 보장할 수 있다. 밖에 안 좋게 비춰진 것은 내 실수”라고 해명했다.
홍 감독은 기자회견 막바지에 전 미국 대통령인 지미 카터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일을 못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사람이 지미 카터다. 하지만 퇴임 후 그의 업적이 재평가되며 국민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은연중에 자신의 처지를 빗대기 위한 비유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계획에 대해 홍 감독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그동안 가족에게 소홀했기 때문에 가족과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홍명보 감독의 사태로 대한축구협회가 ‘인맥축구’에서 벗어나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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