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이한 "'기황후'는 터닝포인트, '개과천선'은 마음 아픈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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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1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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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고려시대 뛰어난 학문적 소양과 지혜를 갖춘 탈탈('기황후')이 2014년, 변호사 전지원('개과천선')으로 환생했다. 낮은 목소리와 무게감 있는 카리스마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배우 진이한(35)은 연이은 작품을 통해 '뇌가 섹시한 배우'라는 새로운 수식어를 얻었다.

지난해 가을부터 올 여름까지 10개월 이상 이어진 고된 드라마 촬영에 힘들었던 시간도 진이한에게는 소중했다. 배우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값진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뮤지컬 무대에 올랐던 것을 시작으로 몇 번의 단역과 조연을 거쳐 주연급 배우로 성장했다. 시간과 노력으로 쌓아온 단단한 내공과 탄탄한 연기력은 진이한이라는 배우의 이름 석자를 대중에게 인식시키기 충분했다.

안방극장을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물들였던 배우 진이한을 지난 2일 서울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작품이 끝날 때마다 배우들은 시원섭섭하기 마련인데, 진이한은 유독 강했다. 오롯이 작품에 빠져들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기황후'가 끝나기도 전에 '개과천선'에 합류했어요. '개과천선'이 워낙 좋은 작품이라 놓치고 싶지 않았고 스스로도 '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그동안 체력적으로 쌓인 게 많다 보니 힘들더라고요."
 

[사진=남궁진웅 기자]


진이한에게 '기황후'와 '개과천선'은 어떤 작품일까. 진이한은 '기황후'를 배우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개과천선'을 아쉬운 작품으로 정의했다.

"'기황후'를 통해 '제2의 연기 인생'이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내가 이런 역할을 다시 맡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좋은 역할이었으니까요. 저는 드라마 중반부터 비중이 늘어나서 탈탈에 빠져들려고 노력하는 시간이 충분했습니다. 작가와 자주 통화하며 캐릭터 연구를 했어요."

'개과천선'에서는 제 모습을 100% 보여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묻어났다. 애초 18부작으로 기획됐지만 잦은 결방과 이에 따른 촬영 연기 등의 문제로 2회가 축소된 16회로 종영했다. '웰메이드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생각에 작품을 택했지만 갑작스러운 종영 탓에 진이한은 제 역량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개과천선'에 들어가기 전 시청자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은 욕심이 컸다. 이제야 전지원 캐릭터에 빠져든다고 생각했는데 종영해 개인적으로 '마음 아픈 작품'"이라고 털어놨다.

"전지원 캐릭터 자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가장 아쉽죠, 전지원과 김석주(김명민)의 관계가 회상신으로라도 보여줬다면 좋았겠지만 같이 대화하는 신조차 없었으니까요. 전지원이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힘들어하는 등 개인적 아픔을 표현하지도 못했어요. 가장 아쉬운 건 아직 보여줄 게 많은데 더이상 보여줄 수 없다는 거에요. 충분한 시간을 갖고 대본을 완벽히 숙지한 뒤 촬영을 이어나가야 하는데 순간순간 임기응변으로 촬영을 이어나가기 급급했어요."
 

[사진=남궁진웅 기자]


그럼에도 진이한은 스스로 전지원 캐릭터를 구축해 나갔다. 판사에서 변호사가 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나가고자 노력했다. "전지원은 젊은 나이에 열정을 불사르고 싶다는 생각에 판사를 그만두고 변호사로 왔지만 상황이 생각만큼 녹록지 않았다. 현실이 너무 각박했고 법조계에 대한 회의도 느꼈을 것"이라며 "회의 후 답답한 듯 넥타이를 풀어버린다거나 이지윤(박민영)에게 현재 상황을 털어놓는 모습을 통해 심경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는 조기 종영됐지만 시청자 사이에서는 벌써 시즌2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배우만큼 팬들도 아쉬움을 느끼고 있는 상황. '개과천선'에 출연했던 배우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진이한에게 '개과천선' 시즌제에 대한 생각을 묻자 "시즌2가 나오면 더 성공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좋은 모습이든 안 좋은 모습이든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욕심도 보였다.

"난 아직 배우가 아니다. 진정한 배우가 되기 위해 밑바닥을 닦는 과정"이라고 자신에게 채찍질을 하는 진이한의 내일은 어떨까. 한 걸음씩 발전해나가는 진이한의 다음 행보가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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