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1923년 간토(関東)대지진 당시 조선인들에게 자행한 학살을 다룬 ‘9월, 도쿄의 길 위에서’라는 책이 현재까지 1만1000부 이상이 팔려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도쿄신문이 11일 보도했다.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은 당시 간토지방에 대지진이 발생했으나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는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6000명 이상의 재일 조선인들이 일본군과 일본 경찰 등에 의해 학살된 사건이다.
이 책의 저자는 카토 나오키(加藤直樹)씨로 프리랜서 저술가이다. 가토는 최근 도쿄에서 빈번히 일어났던 혐한 시위가 집필 동기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카토씨는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쿄 한복판에서 혐한 시위대가 ‘불령조선인(不逞朝鮮人)’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시위대들은 “조선인을 죽이자”라는 말을 외치는 모습을 보고 “이런 말이 사용된 것은 간토대지진 이후 처음”이라면서 “현재와 과거가 직결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당시 조선인 학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언급하면서 “일반 민중이 관련된 사건일수록 빨리 잊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아베 정권의 우경화 흐름 속에 한국 혐오 서적들이 잇따라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가운데 일본 과거사를 제대로 다룬 책이 관심을 모으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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