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현지시간) 끝난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유일한 언더파로 ‘깜짝 우승’을 한 모 마틴(32·미국)은 이 대회전까지 세계랭킹 99위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2005년 UCLA를 졸업(심리학)하고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LPGA 2부투어에서 활약했다. 2부투어에서는 3승을 거뒀다.
2012년 마침내 미LPGA투어로 진출했고 이번 우승은 첫 승이다. 그가 그동안 메이저대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올해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공동 29위였다.
이번 대회 첫날 공동 2위, 둘째날 3타차 단독 1위에 나섰던 그는 최종일 18번홀(파5)에서 결정적 샷을 날렸다. 드라이버샷에 이어 스푼으로 정확히 깃대를 맞힌 후 1.8m 이글퍼트를 성공한 것. 그는 합계 1언더파 287타로 경기를 마친 뒤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그러나 시속 30마일에 달하는 강풍속에서 그를 능가하는 선수는 없었다. 마틴은 “최종일 최종홀 세컨드샷은 단언컨대 내 생애 최고의 샷이었다”고 기뻐했다.
마틴의 우승 뒤에는 돌아간 그의 할아버지가 있었다. 마틴의 할아버지 링컨은 오랫동안 손녀의 옆을 지키다 지난 3월 102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할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들은 마틴은 9시간을 운전한끝에 새벽에 할아버지 곁에 도착했고 링컨은 그로부터 하루를 더 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난 후 눈을 감았다.
마틴은 당시 “할아버지는 내 생애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이라고 털어놓았다. 링컨은 고령에도 손녀를 격려하기 위해 대회에 따라다니는 정성으로도 유명했다. 미국 언론에서는 “링컨이 손녀보다 더 유명하다”고 할 정도였다.
내로라하는 톱랭커들을 제치고, 투어 첫 승을 32세에 메이저대회에서 올린 데는 할아버지의 ‘음덕’이 있었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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