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기업·외환 등 7개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295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8조9000억원(3.1%)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잔액 증가분(4조9000억원)보다 2배 많은 것이다.
하나(1조6000억원, 4.7%)·우리(2조4000억원, 4.5%)·농협은행(1조7000억원, 4.1%) 증가율은 연간 경제성장률을 웃돌았고 국민은행(2조7000억원, 3.4%)도 증가폭이 컸다.
이처럼 대출이 증가한 것은 주택거래가 다소 늘고 대출금리가 낮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0.2%에서 올해 0.9%로 상승 반전했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전국의 주거용 건물 거래량도 올해 1~5월 53만1000필지, 3600만㎡로 지난해 같은 기간 40만8000필지, 2700만㎡보다 많아졌다.
또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15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분할상환방식 금리를 보면 지난해 12월 평균 3.57~3.96%에서 지난달 평균 3.46~3.83%로 약 0.1%포인트 하락했다.
정부가 가계부채 구조 개선을 위해 고정금리대출을 권고하면서 은행들이 고정과 변동 방식을 합한 '혼합형' 대출금리를 경쟁적으로 내린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통상적으로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주택담보대출이 더 느는 데다,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의 규제 완화 여부 및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 하반기에는 대출 증가 요인이 산적해 있다. 이를 고려하면 올 하반기 중 7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3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앞서 인사청문회를 통해 "LTV와 DTI 규제가 주택담보대출을 비은행권으로 몰리게 했다"며 제도를 합리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 창구에는 벌써 규제 완화에 따른 변동사항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는 양상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0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경기인식의 변화를 언급하면서 "성장경로에 하방리스크가 크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이 총재가 금리 인하를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대출금리 또한 낮아져 전반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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