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 김성주 안정환 송종국이 전한 '생생한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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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1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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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월드컵 김성주 안정환 송종국[사진제공=MBC]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2014 브라질 월드컵이 한 달 여 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결승전이 끝나고 난 뒤 MBC의 메인 중계진 김성주·안정환·송종국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생생한 소감을 보내왔다.

김성주 캐스터는 "축구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그냥 일상인 나라, 문화인 나라, 삶의 일부인 나라에서의 월드컵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축구 이야기만으로 한 달을 보낼 수 있다니 놀랍다. 두 태극전사와의 한 달 여 동안의 동거는 잊지 못할 행복한 추억이었다"면서 "'반지의 제왕'과 '히딩크의 황태자'가 해주는 아침밥을 얻어먹는 황송함이란. 4년 후가 벌써 기다려진다"고 밝혔다.

안정환 해설위원은 "축구가 싫어져서 은퇴 후 1년 넘게 축구 경기를 보지 않았다. MBC 해설위원으로 보낸 한 달 여의 시간은 다시 축구를 사랑하게 만든 시간이었다. '난 축구를 버릴 수 없는 사람이구나' 라는 걸 느꼈다. 월드컵은 끝났지만 내 마음 속 월드컵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전했다.

송종국 해설위원은 "남미, 유럽팀 경기를 중계하면서 그들의 개인기와 조직력을 앞세운 축구가 정말 놀라웠다. 하지만 그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건 기본기라는 걸 느꼈다. 각팀마다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감독들이 잘 조합한 팀은 성공을 거두었고 조직보다 개인 위주의 플레이를 펼친 팀들은 한계가 있다는 것도 느꼈다.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4년 동안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20년 이상을 계획을 세워 선수를 발굴해야 한다는 것도 느낀 브라질 월드컵이었다. 특히 우리나라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냉철한 분석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3인방은 서로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김성주 캐스터는 "축구만 하던 사람들이 중계를 하느라 정말 힘들었을 거다. 안정환 위원은 중계중에 입모양으로 기침해도 되냐고 물어본다. 훈련이 안 돼 있는 사람들인데 적응을 잘 해 줘 고맙다. 한 달 넘는 기간 동안 축구 중계만 해야 했는데 매 경기 정열적으로 해야 하는 게 쉽지 않다. 31개 나라, 선수들 개개인 파악하고 공부하며 볼펜을 하도 잡아서 안정환 위원은 손가락에 굳은살이 박혔다"고 아낌없는 노력을 한 두 위원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어 "본인은 중계석에서의 감독 역할, 두 위원은 선수시절 수비수와 공격수 역할을 해설에서도 보여줬다. 포지션별 경험이 잘 녹아난 중계였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성주 캐스터는 "안정환 위원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해설의 트렌드를 바꿨다"고 표현했다. "그동안 축구 중계는 우리가 스포츠를 대하는 태도와 닮았다. 엄숙하고 진지하고 승부에 집착하는 해설 많았다. 안정환 위원은 승부를 떠나 축구를 잘 모르는 사람이 축구를 좋아하게끔 하는 쉬운 해설로 축구를 전파하고 싶다고 항상 말해왔다. 그래서 가랑이슛, 꽈배기슛, 쫑 이런 표현이 나온 것이다. 안위원이라고 왜 품위를 지키고 싶지 않았겠냐. 지적 과시욕을 포기하고 가깝게 대중들에게 접근하고 싶은 마음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중계방송을 보면서 공감하게 하는 데에 기여했다. 또 면피성 해설과 추상적인 해설에서 벗어나 확실하게 단정 지어서 얘기하는 시원한 해설을 해 줬다"고 설명했다.

안정환 위원은 "합숙생활을 많이 해봐서 같이 생활하면서도 불편한 점은 없었다. 김성주, 송중국이 까칠한 정환이를 잘 이해해 줘서 고맙다. 서로를 잘 모르던 사람들이 한 장소에서 동고동락하며 가까워졌고 허물없는 사이가 됐다. 형과 동생이 생겨 좋다"고 말했다.

송종국 위원 역시 "김성주가 중계에서 코칭, 집안에서의 감독, 갖고 있는 월드컵 경험들을 우리에게 말해줘 월드컵을 미리 준비할 수 있었다. 나이가 많음에도 절대 피곤하게 하지 않아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었고 3인 중계 반응 좋았던 것 같다. 정환이형은 감히 쳐다볼 수도 없는 선배였는데 항상 먼저 챙겨준다. 살림꾼인 데다 아침에 밥 차려주고 '종국아, 밥 먹어라' 하면서 깨운다. 선수 시절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됐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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