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중 [미래의 농어촌] "말 탈 때가 가장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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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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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대중스포츠로 자리잡은 승마

  • 프랑스, 경마는 도박이 아닌 관람스포츠

  • 독일, 페라리 급 승용마 배출

  • 벨기에, 말 산업은 고부가가치 6차산업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프랑스·독일·벨기에 ="말과 함께 달릴 때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요."

이는 지난달 28일 프랑스 파리 근교의 유소년 승마클럽인 '아하 드 자흐디 승마장'에서 만난 레알 로드리게스(13세)가 기자에게 던진 첫마디이다. 

로드리게스는 "말 타는 것 두려워하지 마라. 말은 세상에서 가장 편한 동물"이라며 말에 대한 애정어린 마음을 표현했다. 

그와 비슷한 또래의 학생들이 승마를 즐기고 있는 모습에서도 말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딸을 데리고 승마장에 온 루홍스 스루(여, 47세)씨는 "아이들이 동물과 교감을 하다보니 성격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낀다"며 "교육적인 측면 이외에도 자세교정과 운동효과에 좋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선 승마가 고급스포츠로 인식돼 쉽게 접근할 수 없지만 프랑스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스포츠로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서 1주일에 한 시간씩 1년 동안 승마를 배우는 비용은 약 600유로(약 80만원) 정도이다. 기본장비인 보호대, 장화, 모자, 장갑 등을 갖추는 데 드는 비용도 15유로면 충분하다. 이처럼 프랑스에서 승마가 대중스포츠로 자리잡을 수 있는 이유는 정부에서 보조금이 나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75ha 규모의 이 승마장은 1988년 이전엔 정부가 소유하며 경주마를 키우던 목장이었다. 지금은 시민을 위한 승마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승용마 220여마리와 25명의 교관이 일주일에 약 3000명의 지역 주민들에게 승마교육 및 체험을 실시하고 있다. 

최귀철 한국마사회 말산업진흥처장은 "말의 쓰임새는 경마 뿐만이 아니라 승마를 통한 레저 문화, 반려동물로서의 치유수단 등 다양하다"며 "우리나라도 말산업 육성을 위한 5개년 계획이 끝나는 2016년이면 기본적인 인프라를 갖추고 본격적인 산업화의 토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7개국에 판권 수출하는 프랑스 PMU
37개국 프랑스 경마 판권 수출, 31개국 경마실황 및 베팅 수출, 27개국 경마 수입 프랑스내 중계, 프랑스 전역에 1만400개의 장외발매소(카페나 담배판매소 형태) 운영…

이는 1931년부터 장외발매소의 판매 및 운영관리를 위해 설립된 프랑스 PMU(Pari Mutuel Urbain)의 실적이다. 

경마시행체가 경마시행과 마권발매를 모두 담당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프랑스는 경마시행과 마권발매를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1999년부터는 'EQUIDIA'라는 경마 전용 채널을 만들어 전국 70여개 경마장의 5500경주를 중계하고 있다. 

프랑스는 전체 인구의 10%인 약 600만 명이 경마를 즐긴다. 경마에 베팅하는 마권을 우리의 로또 복권처럼 담배가게, 신문판매점, 주유소 등에서 얼마든지 살 수 있다. 

아메릭 베르레 PMU 국제담당이사는 "프랑스에만 약 1만2200개의 장외발매소가 있어 어디서든 마권을 사서 경마를 즐길 수 있다"며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2010년부터는 마권 온라인, 모바일 발매도 허용해 지금은 전체 마권 판매의 1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르레 이사는 "마권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면서 불법 경마가 크게 줄었다"며 "지난해 PMU 매출만 104억 유로(약 15조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프랑스에서 열리는 경마를 유럽, 아시아 등 전세계 37개국에 수출하며 매출도 짭짤하게 올리고 있다"며 "해외 경마도 27개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경마는 우리나라처럼 '도박'이 아닌 '관람스프츠'로 여긴다.  
우리나라의 과천경마공원(렛츠런파크 서울)의 느낌이 나는 파리의 '쌩끌루 경마장'에서는 경마를 즐기러온 양복, 원피스 등 정장 차림으로 드나들었다. 경마라는 매개체를 통해 대낮에 지인들과의 만남의 장이 펼쳐지는 모습을 보며 선진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 

◇독일 하노버, 명품 승용마 집중 생산
독일은 사육두수가 170만 마리가 넘을 정도로 유럽최대의 말 생산국이다. 

단순히 사육두수만 많은 게 아니라 혈통 및 품종관리를 통한 승용마 개량 및 선발, 등록제도의 노하우로 말 종자 관리가 잘된말이 대부분이다. 

말 종자 관리 부문에서 최고로 불리는 '하노버 협회'.
이곳에서 관리하는 하노버 품종은 독일 전체 승용마의 60~70%를 차지한다. 특히 마장마술, 장애물비월 등 올림픽의 승마 종목에 출전하는 하노버 품종은 모두 이 협회에서 관리하고 있다.

하노버 품종은 6개월, 2세, 3세, 3세 이상의 수말, 암말에 대한 평가 및 선발로 이뤄진다. 

일반적으로 말의 낙찰가격은 1만4000~1만5000유로이다. 특히 4월과 10월에는 엘리트 말을 위한 스페셜 경매도 열리는 데 엘리트 말은 3만~4만 유로에 팔린다. 2011년 경매에서는 3살된 말이 90만 유로(약 12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베어나 샤데 하노버협회 소장은 "하노버 품종의 인증, 등록을 총괄하는 협회는 말과 기수, 생산자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북유럽, 남부유럽 뿐만 아니라 중국 등 아시아 등에서도 교육을 받으러 온다"며 "협회 주도로 1949년부터 독일 최초로 시작한 경매는 1년에 9회에 걸쳐 약 1000마리 가량의 하노버 말이 새 주인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베어나 샤데 소장은 "말과 기수 등에 대한 교육은 단발성이 아닌 장기적 프로젝트를 통해서만 성공할 수 있다"며 "철저한 교육·조직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벨기에, 고부가가치 6차산업의 본고장 
벨기에 브뤼셀에서 한 시간여 거리에 위치한 '스테펙스 스테이블' 승용마 조련장은 3세 가량의 어린 승용마를 매입하거나 위탁받아 훈련을 통해 최고의 승용마로 키워 고가로 되파는 사업을 하는 곳이다. 

말을 3세때 3만 유로에 구입해 7년 간 이곳에서 훈련을 받은 '코넷 다무르(Cornet D'amour)'는 올해 4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뒤 몸값이 300배 가까이 뛰었다. 이 말을 구입하기 위해 유럽의 한 재력가가 700만 유로(약 97억원)를 제시했지만 말 주인은 팔지 않았다. 다음 세계선수권대회에서의 우승을 기대하면서 이 말에 대한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벨기에가 조련 등 말산업 육성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6차산업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이유이다.

실내마장, 마방100칸, 훈련주로, 모래원형마장 2곳, 잔디원형마장 1곳 등의 인프라가 구축된 '스테펙스 스테이블'은 1995년에 약 1만5000평의 승용마조련센타를 조성하고, 1996년부터 말수송차량을 제작 판매해 왔다.  연간 약1200두의 말을 조련하고 거래하는 이곳에서는 현재까지 Hickstead(2008년 북경 올림픽 장애물 경기 우승마), Ganster(세계선수권우승마), Gladys(세계선수권대회 우승마), Cornet D'amour(2014년4월 세계선수권대회 우승마) 등을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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