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와 BMW그룹은 지난 14일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전기차 배터리 셀 공급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양사의 이번 MOU 체결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병환으로 자리를 비우고 있는 기간이 두 달 가까이 돼 가고, 지난 2분기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이 부진하면서 삼성의 ‘차세대 먹거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일이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은 ‘포스트 이건희 시대’를 준비하는 삼성그룹 신성장 동력의 하나다.
삼성SDI는 지난 2009년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인 BMW를 시작으로 미국의 크라이슬러(2010), 인도의 마힌드라(2011) 등과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며, 사업 확장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2년 애커슨 GM CEO를 시작으로 지난해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BMW CEO, 마르틴 빈터코른 폭스바겐 회장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 수뇌부와 직접 만나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 확장에 힘을 싣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인맥 비즈니스가 삼성SDI와 BMW, 폭스바겐 간 협업 모델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올 하반기 국내에 10대만 도입될 예정인 고성능 전기차인 BMW i8 1대를 예약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삼성그룹은 이달 초 삼성SDI와 제일모직을 합병하고 소재 부문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삼성SDI는 제일모직이 보유한 배터리 분리막과 다양한 소재 요소기술을 내재화해 배터리 사업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BMW의 전기차 모델인 i3와 i8에 단독으로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는 삼성SDI는 이번 MOU를 계기로 향후 수 조원 규모의 배터리를 BMW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BMW 그룹의 클라우스 드래거(Klaus Draeger) 구매 총괄사장은 “배터리는 기본적으로 자동차의 주행거리와 성능을 좌우 하므로 전기자동차의 핵심 부품”이라며 “당사가 미래 지향적인 배터리 전문 기술에 기반해 최고의 상용 기술을 제공해줄 수 있는 공급업체로 삼성SDI를 선정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전기차 전용 모델인 i3와 i8 등 i시리즈를 내놓고 전기차 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BMW 역시 글로벌 굴지의 기업인 삼성과 손을 맞잡고 이제 막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전날 아시아 최초로 건립한 인천 영종도 ‘드라이빙센터’를 공개한 BMW는 이와 함께 우리나라에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R&D센터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과의 협력관계는 향후 더 강화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현재 국내에는 삼성SDI 뿐 아니라 LG화학이나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대기업들도 진출해 있을만큼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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