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심리경제’를 내걸고 저성장의 함정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취임식에서 가장 먼저 저성장의 함정이 심각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기업과 가계 등 경제주체들이 신명나게 소비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년간 저성장에서 탈출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했지만 우리 경제 회복세는 여전히 미약하다”며 “특히 세월호 사고 이후에는 경제심리가 위축되고 회복세도 주춤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칫 경제회복 모멘텀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돌고 있다는 평가인 셈이다. 더구나 불과 2~3년 후면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등 성장 잠재력 저하가 눈앞의 문제로 다가오는 상황에서 저성장 고리를 확실하게 끊어야 한다는 것이 최 부총리의 일성이다.
새로운 성장방정식을 찾겠다는 부분도 저성장의 함정을 벗어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 부총리는 이 같은 저성장 고리를 ‘심리경제’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소극적인 거시정책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규제완화, 내수회복 등 경기가 살아나고 심리가 살아날 때까지 거시정책을 과감하게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경제는 저성장의 늪에 빠져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탓도 있지만 환율하락과 중국, 미국, 일본 등 대외변수가 다시 위험요소로 떠오르며 불안감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최 부총리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언급한 것도 지금 한국경제 회복의 키를 바로잡지 않으면 일본의 장기불황이 우리경제에도 불어닥칠 수 있다는 위기위식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경환 경제팀이 당초 4.1%로 예상했던 올해 경제성장률을 3.8% 내외로 낮춰 잡은 것도 예상보다 부진한 경기와 현실성을 반영한 처사다. 현재 한국경제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성장하지 못한 채 다시 침체에 빠지는 ‘더블딥’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올해 1분기 가계소비 증가율은 2.1%에 그쳐 경제성장률 3.9%를 크게 하회했다. 이는 미래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소비성향이 떨어지고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 유가변동성 확대 등의 영향으로 기업의 체감경기가 나빠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이 같은 구조적인 내수침체가 ‘저성장의 고착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최 부총리는 “한국경제가 이대로 가면 일본식 장기 불황을 답습할 우려가 있다”며 “내수부진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경제불안정, 체감경기 악화, 성장잠재력 둔화 등 많은 문제점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어 “경제는 심리다. 경제정책 성공 여부는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어떻게 살리느냐에 달려 있다”며 “한겨울에 한여름 옷을 입고 있는 것과 같은 부동산 시장의 낡은 규제들을 조속히 혁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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