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삼성은 2020년까지 매출 4000억달러, 글로벌 톱5 브랜드 도약이라는 장기 목표를 향해 하반기에도 신사업 및 기술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계열사별로 사물인터넷, 전기차 배터리 등 지속가능한 신성장동력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실적이 부진한 업체들은 부실한 사업 부문을 처분하는 등 과감한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인력과 투자를 확충해 R&D를 강화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의 일환으로 외부와의 협력도 지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차별화된 기술을 창출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부분에 투자를 강화하며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탄력적으로 투자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신성장 사업인 의료기기, 전기차 배터리 사업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으로, 여러 기술들을 융복합해 고객이 요구하는 가치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중국 LTE 시장 공략 집중
삼성전자는 2분기 모바일 실적 부진을 딛고 하반기 본격 개화하는 중국 LTE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 이를 위해 3분기 중 보급형 스마트폰 신제품 라인업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올 가을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IFA에서 갤럭시노트4를 공개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와 별도로 갤럭시S5의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해 하반기 출시되는 애플 아이폰6를 견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하반기에도 프리미엄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고 동시에 보급형 스마트폰도 확대하는 투트랙 전략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자체 OS(운영체계)인 타이젠을 탑재한 스마트폰과 삼성 기어2, 기어 핏, 기어 라이브 등으로 이어지는 웨어러블 제품군을 보강하면서 신시장 선도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갤럭시노트4에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AP인 엑시노스5433 칩이 탑재돼 모바일과 반도체 사업의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엑시노스5433 칩은 발열 억제 기능이 탁월해 모바일의 저전력 성능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세계최초 3차원 기술의 위용
아울러 삼성전자는 하반기 3D V낸드 양산이 본격화되며 주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성능 개선으로 이어질 반도체 신공정 기술의 매출 효과를 현실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3D V낸드를 양산했고 지난 5월부터는 중국 시안에서 1세대(24단) 3D V낸드보다 30% 이상 적층 수를 높인 2세대(32단) 3D V낸드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3D V낸드는 주로 SSD의 저장용량,속도, 내구성 등 성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3D V낸드 기반의 SSD 신제품인 850프로를 오는 21일 출시한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연말 14나노 핀펫 공정의 양산에 들어간다. 14나노 핀펫은 3차원 입체구조로 소자를 만들어 28나노 대비 속도와 저전력 모두 60% 향상된 성능을 구현해준다. 삼성전자는 14나노 핀펫 공정의 기술 라이선스를 글로벌 파운드리에 제공하며 원디자인 멀티소싱 체계를 구축했는데, 연말 양산에 들어가면 이 동맹도 본격적인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가전 부문에서는 2분기 월드컵 특수효과를 바탕으로 UHD TV 판매를 확대해 왔는데 하반기엔 계절적 성수기 효과를 노려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60형 이상 초대형 제품과 곡률의 커브드 UHD TV 등 차별화된 제품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또한 스마트TV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폭스, 파라마운트, 마블 등과 제휴해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 컨버전스 기술로 사물인터넷 선도
삼성전자는 융합기술을 강점으로 사물인터넷 사업도 지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 최근 인텔이 주도하는 사물인터넷 컨소시엄에 이어 구글 주도 컨소시엄에도 참여하는 등 사업 영역을 넓히며 이 시장 표준화 기술 개발 경쟁에 적극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특히 사물인터넷과 관련 하반기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 투자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5G는 4G보다 1000배 빠르게 사람과 사물 등을 초고속으로 연결시켜주는 네트워크다.
삼성전자는 2018년 이후 사물인터넷이 성숙한 시대가 와 광범위한 서비스가 대중화될 것에 대비해 5G 통신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R&D 투자도 지속 병행한다. 내년 완공을 목표로 서울 우면동에 짓고 있는 첨단 R&D 센터가 대표적이다. 이 센터는 연면적 33만㎡에 디자인 및 소프트웨어(SW) 관련 인력 약 1만여 명이 근무하게 될 예정이다. 또한 미국 실리콘밸리에도 R&D캠퍼스가 2015년까지 완공돼 반도체 관련 핵심기술 개발에 주력한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 약 5조4000억원을 시설투자에 사용했으며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투자 규모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약 24조원을 시설투자에 사용한 바 있다.
◆ 전기차 배터리 쾌속 순항
삼성SDI는 하반기에 중국 시안 배터리 공장을 착공한다. 이 공장은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성장 동력사업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 역량을 확충하고 거대 수출 시장으로 변모할 중국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최근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통해 사업적 시너지 확대와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이와 동시에 PDP 사업에서 철수하는 등 성장을 위한 체질개선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삼성SDI는 지난 15일 BMW그룹과 전기차 배터리 셀 공급을 확대하고 차세대 소재를 공동 개발하는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MOU에 따라 삼성SDI는 향후 수년간 BMW i3와 BMW i8 등 전기차 모델에 배터리 셀을 납품하게 된다.
삼성SDI는 1분기 674억원을 시설투자에 사용했으며 올해 배터리사업을 중심으로 전 사업부문에 총 4584억원 시설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 베트남 휴대폰 전초기지 본격화
삼성전기는 하반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신모델 출시에 따라 카메라 모듈 등 부품 공급 실적 회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 ESL과 같은 신규 사업을 다각화해 나갈 방침이다. ESL은 전자가격표시장치로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삼성전기는 테스코 등 글로벌 유통사와 협력해 유럽 등 핵심시장을 중심으로 ESL의 시장지배력을 넓히는 중이다.
오는 10월에는 베트남 신공장이 가동에 들어가 투자효과를 창출한다. 삼성전기는 지난해부터 베트남 박닝 공장에 12억달러를 투자해 카메라 모듈 등 각종 휴대폰 부품을 만드는 생산시설을 짓고 있다.
삼성전기는 1분기에 1676억원을 생산설비 증대 등을 위해 사용했으며 올해 총 1조1078억원 투자를 실시할 예정이다.
◆ R&D 투자 및 기술 인력 확보
삼성중공업은 하반기에 1500여명이 근무하는 판교 R&D 센터를 준공해 우수 인력을 유치할 계획이다. 사업적으로는 장기적으로 선박의 경우 LNG-FPSO, 드릴쉽, FPSO, LNG선, 여객선 등 고부가가치선 시장에 집중적으로 판매자원을 투입하고, 풍력은 설비 가동 중인 미국, 캐나다 및 국내 시장에 집중해 품질 및 성능 검증과 가동실적 확보에 주력, 이후 단계별로 세계시장에 진출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또 건설부문은 전 사업부문의 국제 ISO 인증 취득으로 국제적 기술력을 확보한 상태로 이를 통해 표준모델 및 생산성 향상을 통한 경쟁력 제고에 힘쓰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1분기 678억원 투자했으며 올해 총 4644억원 투자할 예정이다.
◆ 선택과 집중 통한 체질 개선
삼성테크윈은 지난 4월 적자를 면치 못하던 반도체 부품 부문의 사업 양수를 단행해 체질 개선에 나섰다. 하반기에는 주로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는 반도체 장비 부문 고속칩마운터 등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테크윈은 또 K55A1 자주포에 탄약을 공급해주는 K56 탄약운반차의 생산 및 납품을 진행해 중장기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테크윈은 생산기반시설 확충과 생산효율성 증대를 통한 생산능력 증가 등에 올 한해동안 1452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삼성물산은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 등 대형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는 데 따른 수익성 개선에 힘쓸 계획이다. 또 트레이딩과 오거나이징 모델에서 차별적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식량자원 사업 등 차세대 성장동력도 순차적으로 육성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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