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손보, 소액소송대리 지배인제 첫 도입

손해보험사 지배인 선임 현황.[자료: 각 사]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LIG손해보험이 소액소송 시 소송대리인 역할을 하는 지배인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LIG손보는 지난달 18일 이사회에서 송무팀 직원 4명을 지배인으로 선임하는 내용의 안건을 사외이사 6명 전원 찬성으로 의결했다.

지배인은 상법상 영업주 대신 영업에 관한 모든 재판상 및 재판 외의 행위를 하는 대리권을 가진 상업사용인이다.

보험사의 경우 주로 재판상의 행위에 대한 대리권을 부여해 보험사와 보험사, 보험사와 고객간 2000만원 이하 소액소송 시 소송대리인 역할을 수행케 하고 있다.

1심은 일반 직원이 재판에 참여할 수 있지만, 2심(항소심)부터는 변호사나 지배인을 소송대리인으로 지정해야 한다.

LIG손보는 소송의 효율성과 비용을 감안해 처음으로 지배인을 선임했다.

LIG손보 관계자는 “소액소송은 실질적으로 지급을 다투는 금액 보다 더 비싼 소송비용(변호사 보수)이 지급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며 “계약자의 보험금 누수를 방지하고 책임 있는 소송 진행을 위해 소송 담당 직원을 지배인으로 등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LIG손보를 포함한 손보업계 상위 5개사 중 지배인이 없는 곳은 현대해상 1곳뿐이다.

지배인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화재(26명)이며, 동부화재와 메리츠화재도 각각 24명, 14명의 지배인을 두고 있다.

현대해상의 경우 지배인을 선임하지 않고 변호사에게 소송을 맡기고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소송 수행만을 위해 지배인을 등기한다면 이는 정당한 지배인이 아닌 가장(假裝)지배인으로 해석될 법률적 위험이 있어 지배인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보험사를 비롯한 기업들이 변호사를 선임하는 대신 지배인을 소송대리인으로 지정하는 사례가 늘면서 법조계와 보이지 않는 갈등을 빚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지배인을 선임할 경우 변호사들의 일감이 줄어들기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지배인제도를 탐탁찮게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