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0.76포인트(0.04%) 오른 2013.48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5월 23일 기록한 연고점 2017.17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장중에는 2018.05까지 오르기도 했다.
기관 및 개인이 각각 1260억원, 35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이날 16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 사들인 주식만 1조5000억원어치가 넘는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원화강세가 빠르게 완화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국내 증시 배당성향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정부가 사내유보금을 배당에 활용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배당확대 정책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외국인이 매수를 늘리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주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주 사내유보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만큼 대형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가 집중될 수 있다는 얘기다.
코스피를 짓눌러 온 원·달러 환율도 2개월여 만에 1030원선을 돌파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4.7원 오른 1032.1원을 기록했다. 환율이 1030원을 돌파한 것은 5월 2일(1030.3원) 이후 처음이다.
옐런 의장이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발언하면서 달러화 강세가 나타난 영향이 컸다.
이는 대형주 강세로 이어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형주가 0.18% 오른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0.60%, 0.63% 하락했다.
다만 옐런 의장이 원론적 수준에서 언급한 것일 뿐이라며 달러 강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미 고용과 물가지표가 꾸준히 호조를 보일 경우 시장 예상보다 빨리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며 "그러나 경기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추가 부양책도 가능하다는 언급도 동시에 내놓았다"고 전했다.
실제 미 실업률이 6.1%까지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다는 견해가 있다. 비자발적인 시간제 근로자가 여전히 많고, 경제활동참가율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정 팀장은 특히 "원·달러 환율이 과거 한국은행 금리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 적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은에 대한 기대감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원·달러 환율이 다시 반락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 증권사는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 배당 확대 가능성이 있는 대형주를 꼽고 있다.
환율 안정 및 2기 내각 이벤트로 외국인 수급 개선이 기대되는 가운데 2분기 실적 부진은 이미 지수에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연고점 탈환을 앞두고 저항을 받겠지만, 이를 지나치게 의식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며 "앞으로 나올 정부 정책, 대내외 경제지표를 통해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엿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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