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대출인정비율(LTV)을 완화하기로 함에 따라 주택 구매심리를 자극할 것이라는 기대와 동시에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시장 활성화 효과는 보지 못하고 되레 1000조원을 넘은 가계부채 부실만 더 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정부가 내수 부진을 탈피할 돌파구로 부동산경기 활성화를 내놓은 만큼 이를 위해서는 DTI· LTV 규제완화와 함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처방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전문가들은 일단 DTI· LTV 규제가 완화되면 일정기간 주택 구매심리를 자극하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기존 비율에 걸려 대출이 제한돼 제2금융권의 자금을 썼던 수요자들을 제1금융권으로 이동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무엇보다 정부의 부동산활성화 대책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며 "그간 규제에 묶여 대출을 충분히 받지 못했던 자영업자나 은퇴소득자 등의 진입 문턱을 낮춰 실수요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도 "최경환 경제팀의 과제가 경기를 부양하는 것인 만큼 부동산경기 정상화, 규제 완화 등을 통해 투자 및 소비심리를 자극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수요자들의 빚 부담이 늘어나면 가계부채에 치명타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성명을 통해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담보하는 LTV 규제를 부동산경기 부양 수단으로 활용하면 가계부채를 악화시키고 금융시장을 교란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치권도 반대 기류가 강하다. 새누리당은 젊은세대와 직장인을 중심으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국회 정무위원들은 아예 규제 완화를 반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무위원들은 "빚내서 집을 사라는 규제완화 시도는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정치연합 제3정조위원장인 유성엽 의원은 이날 "LTV와 DTI 완화는 거품 및 하우스푸어 양산으로 이어져 국민 경제에 커다란 암 덩어리를 키우는 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완화 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제시한 전문가도 적지 않다. DTI의 경우 이미 개인 신용등급 등에 따라 은행별로 탄력적으로 적용돼 왔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연구소 관계자는 "지금도 원리금을 분할상환하면 10%정도 더 늘려 대출받을 수 있는 등의 방법이 있다"며 "실수요자가 아닌 이상 대출을 일부러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미 DTI· LTV 규제완화가 기정사실화된 만큼 완화책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함영진 센터장은 "DTI· LTV 규제 완화가 결국 부동산 활성화를 위한 것인 만큼 청약제도 완화 등도 함께 고려하는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회 계류 중인 분양가상한제, 초과이익환수제 등도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국회에 묶여있는 법안을 통과시켜 정책 방향을 규제 완화로 통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리를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기존의 부동산 대책들을 나열해 응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현묵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이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는 폐지됐고, 취득세율도 영구인하 됐지만 아직도 국민들은 '부동산 규제가 심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무언가 새롭게 내놓기 보다는 종전의 것들을 모아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홍보 등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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