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정년 60세 시대가 열렸다. 근로자의 정년을 60세까지 연장하는 이른바 ‘정년 연장법’이 올 초 국회에서 통과됐다. TV속에서는 평균연령 77세 ‘꽃 할배’들이 유럽 배낭여행을 떠나는 낭만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렇듯 요즘 환갑이라고 하면 어디 가서 나이 들었다고 명함도 못 내밀 만큼 왕성한 경제 활동을 하는 추세다.
고령화 문제는 저비용항공사(LCC)도 비켜갈 수 없다. 각 LCC들이 출범할 당시 대형항공사에서 정년을 앞둔 기장들을 스카웃하면서 “LCC 조종사는 60세 이상이 많아 위험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한 LCC업계 관계자는 “‘60세 이상’이라는 표현은 68~69세나 혹은 70세까지 있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며 “정확히는 ‘65세 미만’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국내 항공사 중 여객 수송을 목적으로 하는 항공사의 조종사 중 만 65세 이상 기장은 없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07년 조종사의 정년을 만 65세로 지정했다. 미국도 ICAO의 규정 변경에 따라 2007년 조종사의 정년을 65세로 연장했고, 우리나라도 같은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한국항공진흥협회가 발간한 포켓 항공 현황 2014 연령별 조종사 현황(2014년 4월30일 기준)에 따르면 국내 대형 항공사 및 LCC 7곳에 근무하고 있는 조종사는 총 4859명이다. 이 가운데 만 60세 이상은 226명으로 조사됐다.
항공사 별로는 대한항공이 96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제주항공 39명, 티웨이항공 29명, 아시아나 항공 27명, 에어부산 16명, 이스타항공 13명, 진에어 3명 순이다.
항공업계는 조종사의 ‘나이’보다 ‘건강 관리’가 더 중요한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 항공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신체의 피로도 등을 감안, 60세 이상 조종사의 경우 6개월마다 신체검사를 받아야 하며 연 1회 이상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하는 방법에 따라 조종기술 등의 운항자격 심사를 받아야 한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30~40년을 하늘과 함께한 기장들의 ‘노련함’이 ‘만 60세 이상’이라는 표현에 갇혀 ‘위험함’으로 분류되는 것은 안타깝다”며 “일본은 숙련된 조종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정년을 더 연장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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