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축구팬들과 대한축구협회(이하 협회)가 얼마만큼 소통이 되지 않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 10일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의 동반 사퇴로 협회 지도부에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축구팬들이 한국 축구에 바라는 변화의 열망은 여전히 높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25일 ‘K리그 올스타전’이 펼쳐진다. 한국 축구가 진일보하기 위해서는 K리그의 부흥이 선행돼야 한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국 독일은 선수단 23명 중 17명이 자국리그 분데스리가 소속이다. 박지성, 이영표, 히딩크 감독 같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 함께 하는 이번 ‘K리그 올스타전’은 K리그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올스타전과 같은 일회성 이벤트로 K리그와 한국 축구의 도약을 바라서는 안 된다. 선수들과 팬들 그리고 협회가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닫힌 귀를 열고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소통이 필요한 것이다.
해외무대를 누비다가 지난해 한국 무대로 복귀한 차두리는 최근 2년 동안 K리그에서 뛰며 보고 느낀 한국 축구에 대한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그가 역설한 것은 ‘양보’였다. 특히 한국 축구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협회의 양보를 강조했다. 그는 “보이지 않는 데서 열심히 뛰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모두 재능 있는 선수들이다”라며 “협회가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놓지 않고 계속 간다면 K리그의 발전은 없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현재의 한국 축구는 위기다. ‘월드컵 8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아올렸지만 협회 내 ‘인맥 축구’ 논란이 불거지며 팬들과의 불신의 골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이를 어느 한 개인의 탓으로 돌려서는 곤란하다. 한국 축구의 모든 주체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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