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범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유씨가 조직적인 도피 행태를 보이고 있고 피의자에 대한 압박이 필요하다"며 "검찰의 검거 의지 등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앞서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검찰은 법원에 영장을 재청구하면서 유효기간을 6개월로 해달라는 취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5월 16일 유씨가 소환에 불응하자 22일 법원으로부터 유효기간이 2개월인 구속영장을 발부받고 그의 신병을 추적해왔다.
검찰이 유씨에 대한 영장 재청구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유씨가 아직 밀항에 성공하지 못하고 국내에 잠적 중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법원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청구한 대로 유효기간 6개월의 영장을 재발부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유씨와 장남 대균씨가 해외로 도피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유씨가 밀항을 시도할 것에도 대비하고 있다.
한편 이날 인천지법 형사12부(이재욱 부장판사) 심리로 21일 권윤자(71)씨, 유씨의 처남이자 권씨 동생인 권오균(64) 트라이곤코리아 대표, 유씨의 형 병일(75)씨에 대한 첫 재판이 잇따라 열렸다.
병일씨는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으로부터 고문료 명목으로 90차례에 걸쳐 1억3500만원을 받은 혐의(업무상 횡령)를 받고 있다. 검찰을 병일씨가 사실상 고문 활동을 하지 않고도 청해진해운으로부터 월급을 받아 챙긴 것으로 보고있다.
또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창시자인 고 권신찬 목사의 딸인 권씨는 2009년 구원파 자금 29억5000만원을 흰달에 유상증자 대금 명목으로 지급한 혐의(횡령)와 동생인 권오균 트라이곤코리아 대표에게 2010년 2월 구원파 재산을 담보로 297억원을 대출받게 한 혐의(배임)도 받고 있다.
병일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피고인 스스로 청해진해운의 고문을 시켜달라거나 급여를 달라 요청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매년 1차례씩 고문 위촉계약서와 유류대 영수증도 청해진해운에 모두 제출했다"며 "고문 위촉 초창기에는 여러번 회사에 출근했지만 회사 측의 요구로 이후 나가지 않았다"덧붙였다.
또 권씨 측 변호인은 재판에서 "피고인은 검찰 측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며 "동생을 도와 달라고 말한 사실 없고 그런 위치에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어 "흰달 유상 증자와 관련된 혐의도 피곤인은 유상증자가 무슨 말인지도 모를 정도로 관련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권 대표 측 변호인도 "구원파 명의로 받은 297억원 대출은 트라이곤코리아와 교회측의 정상적인 계약에 따른 것"이라며 "구원파 서울교회 건물 신축을 위해 교회 정관의 규정과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고 말했다.
권씨 남매에 대한 다음 재판은 내달 21일 오후 2시에, 병일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다음 달 13일 오전 10시 인천지법에서 각각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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