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국내 항공업계가 넓어진 한‧중 하늘길을 타고 몰려오는 요우커(遊客‧중국 관광객) 덕분에 웃음꽃이 활짝 피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엔저정책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일본 관광객이 줄어든 빈자리를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등이 불러일으킨 한류열풍의 호재로 중국 관광객이 대신하고 있다. 이에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중국발 일본행 여행 수요가 한국으로 향하는 반사이익도 얻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천공항공사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외국인 출입국 현황을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 관광객은 433만명으로 전년(222만명)보다 48.72%,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 전체 중국 관광객 수는 5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계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2분기 실적 호조에 기대를 드러내는 모습이다. 5월 초 노동절 연휴를 맞아 중국 관광객이 대거 방한하면서 ‘단비’역할을 톡톡히 한 덕분이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중국 노선 여행객들은 전년에 비해 30% 가까운 성장세로 2분기 매월 90만명에 육박했다.
이에 지난 4월 23~24일 양일간 진행됐던 한‧중 항공회담으로 더욱 넓어진 한‧중 하늘길은 하반기 항공업계 실적 호조에 견인차 역할을 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30일 국내 대형항공사 및 저비용항공사(LCC) 7곳을 대상으로 17개 신규노선(주 51회)과 12개 기존노선 증편(주 39회), 화물 전용노선 증편(주 8회)을 각각 배분했다.
신규노선은 서울~허페이(주 5회), 서울~난닝(주 2회), 제주~구이양(주 3회) 등 3개 노선을 대한항공이, 인천~옌청(주 3회) 1개 노선은 아시아나항공에 배분됐다. 제주항공 등 LCC들은 나머지 13개 신규노선을 배분 받았다.
운수권 배분 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전체 여객사업 수익의 13%, 25~30%를 차지하는 ‘알짜노선’인 중국의 기존 노선에 증편을 곧바로 시작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인천~베이징 노선을 3회 증편해 총 14회, 매일 2회 운항한다. ‘황금노선’으로 꼽히는 인천~광저우 노선(주 3회), 백두산을 둘러볼 수 있는 인천~옌지노선(주 2회)을 증편해 매일 운항하고 있다. 또 청정 자연 레저 특구인 무단장에 주 2회 증편해 총 주 5회 운항 중이다. 이에 오는 26일부터 삼국지 적벽대전으로 유명한 우한(주 2회), 오는 8월 1일부터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인 선전(주 3회)에 증편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옌지(주 2회)‧광저우(주 4회)‧선전(주 2회) 노선을 증편해 매일 운항을 시작했다. 부산~선양(주 1회), 부산~항저우 (주 3회) 증편해 각각 주 4회, 주 5회씩 운항한다.
넓어진 한‧중노선에 있어 항공사들은 의사소통부터 기내식까지 서비스 향상에 힘쓰고 있다. 중국인 현지 직원 투입은 물론, 신입승무원 교육시 중국어 기초 회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기내식의 경우 현지 조업사를 통해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칭다오 맥주·우롱차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항공업계는 9월 인천 아시안게임과 중추절, 10월 국경절 연휴 기간 ‘특수’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관광객과 선수단이 주최 도시를 찾으면서 여객 수요뿐만 아니라 선수단 물자·방송장비·전자제품 화물운송 수요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분기 전년 동기보다 좋은 실적을 낸 이유로 중국 노선 수익성을 꼽고 있다”며 “넓어진 한·중 노선과 한류 확산 등의 호재로 하반기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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