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빈소 취재가 없어진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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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22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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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지난 한 주 연예계에서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개그맨 양세형-양세찬 형제와 배우 신현준의 부친이 영면했다.

각 매체는 두 부음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유세윤이 양세형 형제를 대신해 tvN '코미디 빅리그'에 출연한다는 소식은 포털 사이트를 달궜고, 언론에 호의적이었던 신현준이 기자의 취재 요청까지 거부할 정도로 실의에 빠져 있다는 내용까지 기사화됐다.

빈소를 찾았던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양세형 형제가 눈물로 지킨 빈소에는 배우 김재원, 붐, 허태희 등이 찾았다. tvN '코미디 빅리그' 후배 개그맨들은 밤을 꼬박 새워가며 슬픔을 나눴다. 이병헌, 한재석, 차태현, 안성기 등 신현준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스타들도 장례식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들이 빈소에서 울고 있는 모습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낸시랭 빈소 패션'이 논란이 될 정도로 빈소 취재가 가십거리가 되었던 4년 전과는 사뭇 다르다. 여전히 빈소 취재가 왕성했다면 양세형 형제의 퉁퉁 부은 눈과 신현준의 지친 얼굴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을지도 모를 일이다.

기자들의 빈소 취재가 조심스러워진 건 지난 2011년 고 송지선 아나운서와 그룹 SG 워너비 출신 채동하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부터다.

당시 사진기자들은 조문 온 스타들의 표정을 담기에 바빴고, 취재기자들은 그들의 슬픈 목소리를 옮겨 적기에 분주했다. 유가족은 흡사 행사장 포토월이 되어 버린 빈소에서 슬퍼할 겨를조차 없었다.

과도한 취재 풍토에 대한 비난은 거세졌고, 이후 기자들은 스타들의 장례식장 분위기를 취재하지 않기로 했다. 발인식을 제외한 빈소 취재는 일절 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이다. 자살이나 사고사 같은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유가족이 원하지 않으면 내부 촬영도 하지 않았다.

우리 곁을 떠난 스타의 마지막 모습을 팬들에게 기억시키고자 빈소를 찾았다 해도 기본적 보도 윤리가 지켜지지 않은 채 무차별적으로 배포되는 기사에 대해 고민한 결과다.

연이어 전해진 부음을 접하며 3년 전 약속이 지켜지고 있음을 확인하니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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