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전남 순천·곡성) 조문식·김정우 기자 = 7·30 재·보선 사전투표 첫날인 25일 찾은 전남 순천의 민심은 변하고 있었다. '새누리당이 지역주의의 높은 벽을 결코 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선거 막판이 되면서 '어쩌면 넘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바뀌는 분위기다. 하지만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 측 공세도 만만찮다.
◇이정현 '인물론'으로 = 순천 시민들은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에 대해 '당보다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만난 자영업자 이보순(54·전남 곡성)씨는 "이정현 후보가 지역 구도를 타파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본다"며 "지금까지 해 왔던 모든 정치활동을 두고 봤을 때 지역발전을 확실하게 시킬 수 있는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택시운전사 장모(46·전남 순천)씨는 "요즘 정치에 문제가 많다"며 "당이 아니라 사람을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누구든 깨끗한 사람이 나와야 한다"며 "이번 선거가 아니더라도 이제는 (전남에서도) 당보다는 인물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들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날 이정현 후보는 전남 곡성 석공장터에 이어 저녁에는 동부 상설시장을 쉼 없이 훑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정말로 동서화합의 디딤돌이 되겠다. 민주화의 성지가 광주가 아니라 이번 선거에서는 곡성·순천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지역주의 타파'를 거듭 제시했다. 그는 "당을 떠나서 정말 곡성·순천의 머슴이 되겠다"며 "청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곡성·순천 주민들을 내 어머니같이 모시겠다"는 말로 인물론에 힘을 불어넣었다.
◇서갑원 '용호상박의 혈전' = 24일 만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 대해 "용호상박의 혈전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 지지율이 서갑원 후보를 앞질렀다는 질문에 대해 "하지만 우리는'여전히 자신 있다'는 분위기"라며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의견과 지지 의견이 일치하지 않고 상반된 결과가 나왔고,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답변은 서 후보가 많았다"고 못 박았다.
이정현 후보의 선전에 대해 그는 "서갑원 후보가 다른 지역에서 손가락질받을 정도로 지역을 위해 활약했다"며 "서 후보가 그랬던 것처럼 이 후보도 그럴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지지율이 높은 것 같다"고 의견을 내놨다.
그는 "이 후보 지지율은 거품이 많다고 본다. 이 후보가 지역발전에 기여한 것이 미미하기 때문에 거품이 꺼질 때가 됐다"고 내다봤다.
공천 잡음과 야권연대 영향에 대해선 "새정치연합 유권자들의 야권연대에 대한 요구는 강해지는 상황인데 구희승 후보와의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본다"며 "구 후보의 경우 그동안 여러 차례 출마했지만, 한 번도 연대한 적이 없는 분"이라고 말했다.
◇지역민 지지율 '혼전 양상' = 지난 23일 여수MBC와 순천KBS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정현 후보의 지지도는 38.4%로 33.7%를 얻은 서갑원 후보보다 높았다. 다만 당선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서갑원 후보가 40.8%로 나타나 26.4%를 얻은 이정현 후보를 따돌렸다.
또 지난 21일 순천투데이 여론조사에서도 이정현 후보(45.5%)가 서갑원(35.8%)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이정현 후보 캠프 관계자는 "선거 후반 캐치프레이즈를 '순천·곡성에서 이정현 후보의 기적이 시작됐다'로 잡았다. 전국에서 제일 먼저 지역주의를 허물고 정치가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반면 서갑원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반드시 이긴다고 본다"며 "문제는 득표율"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10%대 정도로 이겨야 모양을 구기지 않는 데 지금 상황을 보면 최하 3~4% 정도로 이길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 대해 "'박(근혜)의 남자' 대(對) '노(무현)의 남자'의 대결구도로 보고 있다"며 "남자의 격이 다르다. 종과 분신 정도의 차"라고 규정지었다. 특히 "대통령의 격도 다르다"며 "한 사람은 국민을 무시하고 불통하고 군림하는 대통령이지만 다른 한 분은 위대한 대통령"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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