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평규 칼럼] 한국 먹거리 수출로 중국 식탁에 부는 'K푸드' 열풍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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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28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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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연달그룹 조평규 수석부회장

 

매일 우리의 밥상에는 중국산 먹거리들이 적지 않게 올라온다. 단체급식이나 중저가 식당에는 김치까지도 대개 중국산이다. 절임 음식으로 들어가면 종류와 양이 더욱 많아진다. 운송과 보관에 장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반대로 중국인들의 식탁에 한국산 식품이 올라 있을까? “거의 없다”는 대답이 현실이다.

우유의 멜라닌 파동과 가짜 식용유, 가짜 계란, 채소와 과일 잔류 농약 등으로 중국 정부는 식품 안전 확보에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으나, 국민들의 불신은 깊어만 가고 있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부류는 가격에 상관없이 유기농 식품이나 채소를 애용한다.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서방선진국 식품을 선호한다. 그 중에서도 우리의 식품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한국산 분유 등 유제품, 김치, 소금, 밀가루, 라면, 김, 커피, 두부, 음료, 빵, 아이스크림 등 한국에서 수입한 식품은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중국 내 한국식품점은 본래 중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과 조선족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였으나, 이제 중국인들이 매장을 점령하고 있다. 물건도 낱개로 사는 것이 아니라 박스 채 사는 경우가 많다. 우리식품의 질과 안전성을 중국인들이 믿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한국드라마에 등장하는 먹거리들도 이러한 붐을 조성하는데 한 몫을 하였음이 분명하다.

중국인들이 피자를 먹기 시작하자 세계의 치즈 값이 폭등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丽媛)여사도 한국의 김치를 담가 본 경험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한국산 된장을 사서 돌아갔다고 한다. 우리의 먹거리가 중국식탁에 상당히 접근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인들은 먹는 것에 상당한 의미를 두는 민족이다. 그리고 중국은 인구대국이다. 사람은 먹고 살기 위해서 일한다고들 한다. 식품산업은 사람이 살아 있는 한 가장 중요한 산업 중의 하나다.

한국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이다. 변질되기 쉬운 식품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유통 시킬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국인들이 한국산 식품을 신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내에 중국시장을 겨냥한 식품 생산클러스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위생과 품질을 보증하는 제품을 만들고, 중국의 파트너가 마케팅을 책임지는 구조면 성공가능성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농업이 발달된 전남북 지역과 새만금 일대는 중국식품수출 기지로서 유망한 지역이다. 능력 있는 중국식품기업의 투자를 받거나, 합작(자) 혹은 가공무역을 시도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서해 및 남해안 지역은 굴, 미역, 김, 전복, 각종패류, 어류 등 해산물이 풍부한 지역이므로, 해당지역의 특산물을 중국인의 입맛에 맞는 식품을 개발하여 수출을 도모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것이다. 이 지역은 풍부한 노동력과 물류비가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한중FTA 체결이 코 앞에 다가와 있다. 우리의 농민이나 어민들도 중국식품의 한국유입을 저지 하는 데모에 참가할 것이 아니라, 고급 먹거리를 개발하여 중국시장을 개척하는 진취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중국은 우리보다 25배나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고, 우리의 식품을 사서 먹을 수 있는 경제적인 여건을 갖춘 소비인구가 적어도 우리의 10배 이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눈앞의 시장을 외면하고 다른 데에 신경을 쓴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필자는 북경에서 직접 음료사업을 8년간 했다), 식품산업은 돈만 있다고 하여, 아무나 하는 사업이 아니다. 인간 생명과 건강에 대한 덕목을 갖춘 사람만이 해야 하는 영역이다. 돈을 벌고 원가를 낮추기 위해 질과 안전을 희생하는 사람은 식품사업에 종사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한 사람의 양심불량이 다수고객의 건강이나 생명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식품사업의 어려움이며, 도덕성이 요구되는 이유이다.

미국 및 유럽과의 FTA체결은 지리적으로 멀고 문화와 정서적인 거리감이 있는 구조인데 반하여, 한중간에는 그런 괴리(乖離)가 존재하지 않는다. 한중 FTA체결은 이전에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장이 열리는 것을 의미한다. 즉, 중국내수시장이 우리의 내수시장으로 편입되는 사상초유의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시장도 중국에게 개방되지만, 규모적으로 중국시장이 크기 때문에 우리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한국인들은 개방이나 경쟁하는 환경에서는 항상 살아남는 강인한 민족이다. 중국과의 경쟁에는 우리가 경쟁력이 있다. 중국인의 식탁은 위생적이고 건강한 먹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의 민관(民官)이 조금만 힘쓰면 식품의 중국수출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국산 양질의 식품이 중국친구들의 건강을 지켜주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pkcho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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