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최경환부총리. [김세구 기자 k39@ajunews.com]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행보가 거침없다. 취임 후 2주간 공식적인 행보에서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시장의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고 있다.
기획재정부 안팎에서는 최경환 부총리의 리더십이 새삼 조명 받고 있다. 청와대 눈치 보기에 급급했던 고위 공직자의 모습에서 벗어나 정책 완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29일 기획재정부 등 정부부처에 따르면 최경환 부총리 취임 후 각종 정책 수립과 내부 분위기 등이 많이 바뀌었다는 반응이다. 기재부 뿐만 아니라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 국토교통부 등 주요 경제부처에서도 최 부총리 입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특히 기재부에서는 최 부총리의 거침없는 행보를 내심 바라는 눈치다. 지난 28일 열린 방송기자클럽 간담회가 최 부총리 리더십을 볼 수 있는 기회라는 게 기재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1기 경제팀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지만 일단 최 부총리는 정책 숙지나 돌발 질문에서도 망설이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전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며 “(공식 일정에서) 부하 직원들이 정책에 대한 브리핑을 하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동안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해 전전긍긍했던 노·사 문제도 29일 최 부총리로 인해 협상테이블에 다시 마련됐다. 한국노총은 7개월만에 처음으로 노사정위원회에 참석했다.
기재부 실무자들은 정책 신뢰도 측면에서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최 부총리가 금융, 정치, 기업 등 골고루 포진된 인맥지도로 인해 확장적 거시정책이 시장에서 효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정부 관계자들도 힘을 얻는 모습이다.
실제로 최 부총리 취임 후 첫 확대간부회의에서 불필요한 업무보고와 확실한 책임과 권한을 강조한 바 있다. 그만큼 실무자 스스로 정책 수립에 자신감을 갖고 효율적인 업무를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 부총리는 “불필요한 회의와 보고, 야근, 잡무, 휴일근무 등은 최대한 줄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샘솟을 수 있는 여건을 조속히 만들겠다”며 “부내 회의나 보고에 쓰는 시간을 3분의 1로 줄여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들에게 명확한 지침과 함께 책임과 권한을 주겠다”며 “여러분은 자기책임 하에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업무를 다해주실 것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관료 출신으로서 부처를 통솔해본 경험이 있는 데다 친박계 실세 의원으로서 정무적인 감각도 갖췄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3선의 최 부총리가 경제통이자 박근혜 대통령 최측근 인사라는 점도 정부 공직자들이 힘을 받을 수 있는 부분으로 꼽힌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집권 여당의 첫 번째 원내 대표로서 주요 정책 과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이런 배경으로 인해 경제팀을 구성하는 여타 경제부처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 등 관계 설정에서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기 경제팀과 각 경제제부처 수장들이 국무회의에서 받아 적기에 바빴다면 최 부총리의 2기 경제팀은 박 대통령의 의중을 미리 읽고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명분을 얻은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최 부총리가 취임 후 1주일이 지난 시점에서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정책에 확신을 갖는 모습은 이전 경제팀보다 좋은 모습”이라며 “기재부 뿐만 아니라 모든 경제부처가 유기적인 호흡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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