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제주항로 '화물 끊겨'…중소업체 망하기 '일보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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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3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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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로 이용하던 중소업체, 물류비 부담에 '제주 판매망' 포기

[사진 = 아주경제DB]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어떻게 구축한 제주도 판매망인데...현재는 포기 상태입니다", "인천~제주 항로가 언제 재개 되는 지만 알아도 이렇게 답답하진 않을 겁니다"

경기도 파주에서 모듈러하우스(이동식 주택)를 제조·판매하는 중소업체 대표 황 진(45)씨의 하소연이다.

30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해 인천과 제주를 잇는 뱃길이 끊긴 지 100일이 훌쩍 넘은 가운데 이 항로를 통해 물건을 나르던 중소 업체들의 고충은 날로 커지고 있다.

더욱이 아직까지 항로가 재개된다는 소식이 없어 답답함만 더해가는 실정이다.

황 씨는 "세월호 참사가 있기 얼마 전 갖은 노력 끝에 제주도 판매망을 따냈지만 현재는 그 어렵게 따낸 판매망을 버린 상태"라며 "너무 안타까워 목포까지 육로로 이동하고 목포-제주 항로를 이용하려 했지만 운송비 차이가 너무 커 물건을 팔수록 손해가 나왔다"고 한탄했다.

그는 "세월호 사고로 힘든 분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물류비나 세제 혜택 등 금전적인 지원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며 "언제 재개 되는 지만 알아도 판매망을 유지하고 (거래처에) 언제부터 납품이 될 수 있는지 설명이라도 할 텐데 해양수산부와 인천 항만청 등에 문의를 해봐도 '노력하겠다'란 대답밖에 들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같은 처지의 중소 업체 중 물류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문을 닫은 곳도 있다"고 덧붙였다.

청해진 해운의 인천~제주항로 취소 후 물류 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이다.

한승철 제주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제주~인천 항로가 중단된 이후 해운 물류의 차질로 관련 업계는 물론 지역 산업 경쟁력마저 위축시키는 등 그 파장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수도권에서 제주도로 반입되는 원자재, 포장자재 등의 납품 시기 지연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마늘, 넙치 등 제주산 농수축산물을 비롯한 제주 생산품의 출하 차질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약화와 도민들이 구입하는 생필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해 인천~제주항로를 통해 이동한 화물 수송량은 117만 8056톤으로 월 평균 9만 8171톤에 달한다. 특히 항로가 중단된 4~8월에는 물량이 많아 이 기간 월 평균 수송 화물량은 11만2344톤이나 된다.

인천-제주간 화물수송현황(톤) [표 = 해양수산부]


이 모든 물량이 다른 항로를 이용하거나 육로로 돌아가는 방법으로 수송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운송 인프라를 바꾸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육상 운송 증가에 따른 물류비는 큰 부담"이라며 "물류비 증가로 물류 업계는 물론 그 피해가 결국 소비자에게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아직 화물선 재개 일자조차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6월 해수부와 인천시, 제주특별자치도 등 관계 부처가 인천 항만청에 모여 '인천~제주 해상 물류 대책 회의'를 열 때만 하더라도 7월이라도 화물선 만큼은 재개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선정된 선사 업체에 문제가 생기면서 일이 틀어지게 돼 예상조차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선정된 선사에 문제가 없었다면 7월이라도 재개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최대한 빨리 진행해 8월 중 업체를 선정, 9월에 배를 띄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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