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시중은행 및 보험사, 증권사들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지난 2분기 1%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퇴직연금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은행권의 수익률은 지난해 1분기 0.98%로 1% 밑으로 내려앉은 이후 올 2분기 사상 최저치인 0.76%까지 떨어졌다.
신한은행은 2분기 확정급여형 원금보장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0.76%에 그쳤다. 지난해 2분기 0.97%를 기록한 이후 이후 5분기 연속 0%대 수익률이다. 우리은행 역시 2분기 수익률이 0.76%에 불과했다. 지난해 1분기 0.97%를 기록한 뒤로 계속 0%대 수익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증권·생명보험·손해보험사 등 역시 0%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각 업계의 주요 업체 가운데 2분기 수익률이 1%를 넘긴 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
증권사중에서는 대우증권이 2분기 0.93%의 수익률을 올렸다. 대신증권(0.96%), 미래에셋증권(0.85%), 삼성증권(0.79), 신한금융투자(0.91%) 등도 수익률 1%를 밑돌았다.
생명보험업계를 보면 한화생명이 0.83%, 삼성생명이 0.80%, 교보생명이 0.83%를 각각 기록했다. 손해보험의 경우 한화손해보험 0.79%, 삼성화재 0.75%, 현대해상 0.84%, 동부화재 0.84% 등으로 나타났다.
이렇다보니 올해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저조했던 지난해 기록을 또다시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이 최근 몇 년째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5년간 퇴직연금의 수익율을 살펴보면 분기별로 최대 1%를 겨우 넘기는 수준이었다가 지난해 들어 0%대까지 내려앉았다.
이는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원금손실에 대한 우려로 퇴직연금의 90% 이상이 예·적금 등 원금보장형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은 2013년 말 기준 84조3000억원 규모다.
은행 관계자는 "단순히 원금손실을 피하기 위해 안전자산에만 투자해서는 저금리 시대에 수익률 저하를 벗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퇴직연금에 대한 규제로 업체들간 투자하는 곳이 비슷하다"며 "가입자의 성향·연령 등 다양한 측면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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