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시장은 싸늘했다. 주가가 하루 만에 4% 가까이 급락했다. 2분기 어닝쇼크에 이어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배당 대신 택한 투자 규모도 1년 전 수준에 머물렀다.
31일 삼성전자 주가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 대비 3.73%(5만2000원) 하락한 134만3000원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이날만 650억원어치를 샀지만, 기관은 1000억원어치를 팔았다.
배당 동결에 대한 실망감이 매물출회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이번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0.04%, 우선주 0.05%다. 연리로 환산해도 삼성전자 주식을 사느니 은행에 넣어두는 게 낫다는 계산이 나온다.
어두운 하반기 전망도 주가 하락에 한목했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 전무는 이날 열린 실적컨퍼런스콜에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다양한 성장전략을 갖고 있어 배당을 결정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앞으로 5년, 10년을 바라보면서 중장기 성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14조4000억원, 디스플레이 4조9000억원을 비롯해 올해 총 24조원을 설비투자에 쓰기로 했다. 전년 23조8000억원 대비 0.8% 남짓 늘어난 액수다.
애초 최경환 경제팀이 추진하고 있는 배당확대 정책과 맞물려 삼성전자가 중간배당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먼저 배당을 늘려야 다른 기업으로 분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당초 3분기 영업이익을 7조6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지만 현재 분위기로 봐서는 이에 못 미칠 것"이라며 "배당 확대는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나마 결산배당에서는 수익률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배당확대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삼성전자도 기말 결산배당은 늘릴 것으로 본다"며 "큰 폭은 아니더라도 배당수익률이 예년에 비해서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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