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포화상태’ 이른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 진검승부는 지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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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0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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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재유 넥슨 모바일사업실장

[조재유 넥슨 모바일사업실장 ]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고 포화 상태라고 한다.

대형 게임사들은 물론 스타트업 개발사들도 많아져 경쟁이 치열해진 건 사실이지만, 콘솔이나 온라인게임 시장에 비하면 모바일게임 시장은 걸음마 단계를 막 벗어난 정도다. 만일 여러가지 매출 지표가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장이 둔화된 것처럼 보여준다면, 그건 결국 유저들이 즐길 게임, 즉 콘텐츠가 아직은 부족해서가 아닐까.

2012년 가을, 카카오톡 게임 플랫폼이 등장하며 캐주얼 게임이 급성장했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성공 스토리는, 모두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어 ‘모바일 게임으로의 골드 러시’ 현상을 만들어 냈다. 개발사 대표만 1000여 명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창업은 흔한 일이 되었고, 벤처캐피털, 엔젤투자자들로부터 적지 않은 자금도 수혈되었다.

하지만, 다들 조급했기 때문에 좋은 사람들을 모을 시간이 부족했고, 모인 사람들은 전부 대박을 꿈꾸며 한 명 한 명이 사장(혹은 대주주)이 되고자 했다. 다시 말하면 우수한 개발자 20~30명을 모아 창업을 하기에 매우 어려운 환경이었다.

‘창조’, ‘종합예술’의 영역에 속하는 게임 기획은 정말 어렵기도 하고 수 차례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수정하는 시행 착오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데, 그 시간들은 종종 무시됐다.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 라이프 사이클이 특히 짧은 모바일게임의 특성, 10명 미만의 개발사 인력 상황들은 개발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시도 보다는 카피캣을 만들도록 유도한 것이다.

물론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도 있었고 트렌드를 따르기보다는 고집스럽게 제 갈 길을 가서 성공한 개발사도 있었지만, 소수에 불과했다. 유저들은 비슷비슷한 게임에 점차 지루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짧은 개발 기간 탓에 충분하지 못한 콘텐츠를 선보이면서도 출시 3개월 이내에 개발비를 회수해야 하는 개발사들은 무리한 유료화 정책을 세웠다. 개발사 뿐만 아니라 유저들에게도 모바일게임 시장은 각박해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산업군이나 시장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모바일게임 시장은 분명히 독특하다. 전 국민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0~50대 이상 중장년층 역시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해지고 있다. 특히 모바일 결제 프로세스의 간소화로 결제는 더욱 쉬워지고 있으며, 다양한 게임 장르의 등장으로 여성 유저도 늘어나는 추세다.

유저가 증가하며 취향 역시 다양화되었고,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켜 주는 게임은 아직 시장에 다 나오지도 않았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2014년에 이르러 모바일게임도 장르가 이전보다는 더 다양해졌고, 그 일환으로 다양한 RPG가 대거 등장하고 있다. 이들도 대부분 자동전투 위주로 여전히 각 게임의 특색을 찾아보긴 어려운 실정이지만, 이러한 변화는 우리나라 모바일게임 시장의 계단식 성장을 보여주는 예고편이 아닐까.

그 동안 넥슨은 게임 개발 경험이 많은 인력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바일게임 시장 변화에다소 늦게 대처한 면이 있었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한 시행착오라는 자산이 있으며 오랫동안 온라인 시장에서 보여온 넥슨의 색깔이 있다.

지금까지의 모바일게임 사업이 스케치였다면, 넥슨의 색깔이 담긴 다양한 게임을 내보내며 본격적으로 모바일 시장을 물들일 차례가 온 것이다. 아직은 포화를 논하기에 너무 이르다. 둔화를 말하는 것도 성급하다. 글로벌 시장은 물론 한국에서부터 모바일게임의 진검 승부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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