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환율 타격은, 포퓰리즘 정책의 희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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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0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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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율정책 저울대 위에 공기업 대 사기업

수출기업이 환율 폭락으로 큰 타격을 입었지만 공기업은 부채 감소 등 수혜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향후 환율정책 방향이 주목된다. [사진= 아이클릭 제공]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원달러 환율 폭락으로 공기업과 사기업간 명암이 갈려 환율정책의 양쪽 저울대에 올랐다.

원고에 따른 공기업의 수혜를 지켜본 정부가 계속 원고 기조를 유지할지가 주요 관심사다.

수출업계는 장기적인 원고가 기업 채산성을 악화시켜 민생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한다.

전문가는 정부의 인위적 환율 관리가 어려워 내수 활성화 만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래픽=아이클릭아트]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급격한 환율 하락으로 공기업은 사활이 걸린 문제인 부채 감소 및 원자재 구매가격 감소 효과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이나 한국석유공사 등 일부 공공기관에서 원유 및 발전원료 도입단가가 하락하고 외화부채가 줄어 재정 여력이 커진 것이다.

특히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를 통해 공공기관에서 발생한 재원 5조원을 민생 안정에 사용하기로 했다. 이같은 계획은 향후 환율이 다시 올라 공기업 수혜가 상쇄될 가능성을 배제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원고의 긍정적 효과를 본 정부가 향후에도 환율 대응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 정부가 환율을 시장에 맡기고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계속 압박을 주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자칫 환율 정책이 포퓰리즘으로 비화돼, 원고 기조가 장기화될 것을 우려한다. 그도 그럴 것이 환율이 폭락하기 시작한 지난 3월 말 이후 기름값은 크게 떨어졌다. 환율이 폭락한 기간 동안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선이 있어, 정부로서는 물가 안정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경환 장관의 새 경제팀은 7·30 재보선을 앞두고 '기업소득 환류세제'와 함께 막대한 재정 투입을 앞세운 경기부양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7·30 재보선의 여당 압승에 기여했다는 평도 받는다.

공기업과 달리 삼성전자나 LG전자, 현대‧기아차 등 수출 위주의 사기업들은 최근 어닝시즌을 맞아 수천억원의 환율 타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환율 변동 위험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들이 더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국내 31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원화 강세 영향을 조사한 결과, 국내 제조기업 중 75%가 원화 강세로 기업 활동에 영향을 받았고, 이 중 절반(36.7%)은 상당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된 영향은 대다수 기업이 채산성 악화(78%)를 지목한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하락했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83%, 반면 대기업은 79%였다. 이 중 영업이익률이 3%포인트 이상 하락했다는 응답은 대기업이 19%인데 비해 중소기업은 34%를 기록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기업 환율 피해는 결국 투자 및 일자리 감소로 이어져 민생경제 타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환율의 안정적 관리(74%)를 위한 정부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LG경제연구원은 “정부가 인위적으로 환율을 관리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수출기업들이 경쟁력을 높여가는 수밖에 없겠지만 오히려 내수를 더 활성화하는 것이 내수기업을 살릴 뿐만 아니라 수출기업을 살리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연구원은 “수출기업이 대부분 내수부문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내수 활성화의 수혜자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수증가로 수입이 늘면 그만큼 원화절상 압력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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