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금융기관 비리 소탕작전에 나서며 ‘부패와의 전쟁’ 신호탄을 울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도 중앙수사국(CBI)의 말을 빌려 국영 신디케이트 은행의 수디르 쿠마르 제인 회장이 기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인 회장은 민간기업체 두 곳으로부터 직간접적으로 500만 루피(8400만원)의 뇌물을 받았으며 그 대가로 대출 한도와 기한을 불법적으로 늘려주는 등 과도한 금융상 특혜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CBI는 델리, 뭄바이, 방갈로르 등에 있는 신디케이트 은행 지점 20여 개와 제인 회장의 자택을 압수 수색해 민간기업들이 제인회장에게 건넨 뇌물 500만 루피를 환수했고 각종 보석류와 현금, 부동산 서류까지 확보한 상태다.
뇌물제로 제소된 제인 회장은 현재 구금상태이며, 이르면 4일중으로 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FT는 5월 '반부패와 개혁'을 외치며 취임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첫 번째 대규모 비리 소탕 작전이라고 평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기업 명단은 공개되지 않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들 기업이 지난 2012년 불거진 인도 정부의 석탄 채굴권 임의배분 스캔들에도 연루되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석탄게이트(coalgate)’로 불리는 이 스캔들은 만모한 싱 전임 총리가 석탄부 장관 직무대행을 겸하던 2004년 7월부터 2년여 동안 탄광 57곳에 대한 채굴권을 투명한 절차 없이 민간업체에 배분, 330억 달러의 국고손실을 끼쳤다는 내용이다.
FT는 "CBI가 신디케이트 은행이 대출 한도를 늘려주면서 이들 기업이 채굴권 확보 경쟁에 뛰어들도록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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