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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 아픔 딛고 일군 ‘문학청년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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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04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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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국문과 중퇴 정신장애인 오재길 씨, 시집 ‘세월의 길목에서’ 펴내 -

▲오재길 씨가 자신의 서명이 담긴 시집을 전달하고 있다.[사진제공=충남도]


아주경제 허희만 기자 =문학청년을 꿈꾸다 정신질환을 얻으며 20년째 정신요양시설에서 요양 중인 40대 정신장애인이 자작시집을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4일 충남도에 따르면, 논산에 위치한 정신요양시설인 성지드림빌(대표 최병희)에 입소해 생활 중인 오재길(48) 씨는 최근 자신이 쓴 시를 엮은 시집 ‘세월의 길목에서’를 출판했다.

공주 출신인 오 씨는 지난 1985년 문학청년을 꿈꾸며 대학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했다.

그러던 1994년, 대학 4학년 졸업반인 오 씨에게 조울증이 닥치며 정신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게 되고, 증세가 완화되자 정신요양시설에 입소해 현재까지 요양 중이다.

 오 씨의 첫 시집 ‘세월의 길목에서’는 지난 20년 동안 정신요양시설에서 생활하며 틈틈이 쓴 1000여편의 시 중 97편을 추려 담았다.

시집은 ‘꽃’, ‘님’, ‘오가는 정’, ‘초저녁’, ‘운명’ 등 5부로 구성됐으며, 각 시는 간결하면서도 애틋한 표현으로 잔잔함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시집을 내는데 든 비용은 오 씨가 그동안 봉투접기나 쇼핑백 만들기 등을 통해 다달이 번 몇 만원씩을 모아 충당했다.

오 씨는 시인의 말을 통해 “이 시집을 통해 삶의 여유와 사랑을 느끼기 바라며, 마음의 평화와 사랑이 가득하길 기원해 본다”고 말했다.

 오 씨는 앞으로도 그동안 써 둔 작품들을 다듬어 시집을 펴낼 계획이다.

  도는 특히 문화‧예술을 접목한 재활 훈련‧교육 등도 모색 중으로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 가운데에는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나 미국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 창의성이 높은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 도 관계자의 설명이다.

 도내 정신요양시설은 모두 10곳으로 입소 생활인은 1375명이며, 사회복귀시설 20곳에서는 233명의 생활인이 사회 복귀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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