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투자청 등 외국계 자본, 서울 도심 빌딩 속속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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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0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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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투자청이 5300억원에 매입하는 오피스 빌딩인 '스테이트타워 남산'.[사진=K-Realty]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주춤했던 외국계 자본의 국내 오피스 빌딩 매입이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빌딩당 매입 금액도 5000억원 안팎으로 올 들어 규모를 더해가고 있다.

5일 부동산투자업계에 따르면 중동 최대 국부펀드인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투자청(ADIA)은 서울 중구 퇴계로에 위치한 업무용 빌딩인 '스테이트타워 남산'의 인수를 이달 중 마무리할 전망이다.

지난 1일 스테이트타워 남산의 매각 주체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세빌스코리아는 ADIA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번 인수전에는 이지스자산운용, 도이치자산운용, 아센다스 등이 참여해 ADIA와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현재 ADIA는 정밀실사 등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11년 오픈한 이 빌딩은 대지 2350㎡에 연면적 6만6799㎡, 지하 6층~지상 24층 규모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및 우리은행 본점 등이 맞은편에 위치해 있다. 공실률이 4%대로 매우 낮으며 현재 조선호텔이 운영 중이다.

매각가는 3.3㎡당 2560만원 수준으로 총 5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적으로 드러난 서울 업무용 빌딩 가격으로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앞서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린 오피스 빌딩은 서울 중구 을지로2가에 위치한 '파인애비뉴 A동'이다.

지난 4월 중동 국부펀드인 아제르바이잔 국영석유기금(SOFAZ)이 4억4700만달러(4775억원)에 파인애비뉴 A동을 사들였다. SOFAZ는 아제르바이잔 정부가 석유 판매 조성 기금을 운용하기 위해 1999년 설립한 국부펀드다.

파인애비뉴는 연면적 12만9990㎡, 지하 6층~지상 25층, 2개동 규모로 지난 2011년 준공됐다. A동(연면적 6만5774㎡)의 경우 SK건설 플랜트본부가 임차 중이다.

올해 매각된 건물 가운데 더케이트윈타워(서울 종로구 중학동)도 예상 금액이 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지난 6월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레비스로버츠(KKR)와 아시아 투자회사 림어드바이저스는 베스타스자산운용이 운용하던 '더케이트윈타워'의 보통주 지분을 전량 매입했다.

매입가격 등 세부적인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선 베스타스자산운용이 2012년 매입한 가격인 5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대부분의 오피스 빌딩이 2000억원대의 가격에 외국계 자본에 넘어간 것과 비교된다. 입지와 규모에 따른 차이가 있겠지만 국내 오피스 빌딩 매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그 중 가장 높은 가격은 N타워(2520억원)였다. 지난해 12월 매입을 완료한 AIA생명은 빌딩 이름을 'AIA 타워(AIA Tower)'로 바꾸고 지난달 본사 창구 및 강북 고객플라자를 이전했다. 라이나생명이 매입한 '광화문 스테이트타워'와 안젤로 고든이 사들인 'GS 역전타워'의 매각액은 각각 2420억원, 1800억원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해외 투자자들이 낮은 공실률과 높은 임대료를 국내 오피스 빌딩의 장접으로 꼽고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인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이사는 "금융위기 이후 신규 오피스 공급이 많았는데 도심지역의 경우 임차수요가 많아 공실률도 적고 임대료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외국계 자본이 관심을 가지기에 충분하다"며 "다른 아시아 국가와 비교했을 때 경제 펀더멘탈 등도 양호해 외국계 자본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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