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당국이 고급 외제차 메르세데스 벤츠 중국 상하이 사무실을 불시에 ‘습격’했다.
중국 상하이 온라인 경제매체 제몐(界面) 5일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오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반(反)독점법소조는 상하이 후칭핑궁로(滬靑平公路) 989호에 위치한 상하이 벤츠 사무실을 불시 방문해 사무실내 여러 컴퓨터를 강제로 조사하고 고위급 간부들과 면담했다.
한 소식통은 이번 조사는 벤츠의 딜러들에 대한 자동차 가격및 최저가 정책을 조사하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지난 6월부터 중국 상무부는 자동차 업계 등에 대한 독점행위를 집중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수입차 브랜드가 국외보다 중국 내에서 제품 판매가를 비싸게 책정해 호화 사치를 부추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목할만한 점은 벤츠가 발개위 조사 하루 전인 3일 중국 내 자동차 부품가격을 평균 15% 인하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벤츠에 앞서 또 다른 고급 수입차 브랜드 아우디와 재규어 랜드로버 역시 가격 인하를 선언했다. 이는 모두 중국 당국의 반독점법 칼날을 피하기 위해 주동적으로 가격을 인하한 것이었으며, 업계는 벤츠가 이번 발개위 반독점법 조사를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왔다.
가격 인하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벤츠가 발개위 조사를 받은 것에 대해 향후 중국 당국의 반독점법 칼날이 매서울 것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2008년 마련된 중국의 반독점법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기업에 직전연도 매출의 최대 10%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앞서 지난 달 말에는 중국 공상총국이 베이징의 마이크로소프트(MS) 중국 본사와 상하이, 광저우(廣州), 청두(成都) 사무실에 조사관을 파견해 서류와 이메일, 컴퓨터 등을 압수하고 독점행위에 대한 조사를 공식 시작했다. 또한 MS에 대해서는 반독점법 위반 조사를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까지 했다.
일각에선 중국이 외국 기업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반독점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4일 중국 당국은 2008년 제정된 반독점법을 근거로 최근 몇 달 사이 아우디와 다임러, 메르세데스-벤츠 등 자동차 업체는 물론 마이크로소프트(MS)와 퀄컴 등 기술업체 등 외국 기업을 상대로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며 이는 중국에서 팔리는 외제품이 다른 나라에서보다 더 비싸다는 자국 기업과 소비자들의 불만이 점증하는 데 따른 조치라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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