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기발한 코믹 설정으로 시청자들을 웃긴 '운명처럼 널 사랑해'가 이번에는 시청자들을 펑펑 울렸다.
6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 집안 유전병인 헌팅턴무도병의 증세 중 하나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이건(장혁)이 김미영(장나라)과 아이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는 내용으로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머리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마음이 쓰이고 뭔가를 잃어버린 듯한 허전함을 느끼는 건을 통해 운명처럼 얽힌 둘 사이를 다시 한번 확인하며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느끼게 했다.
건의 모든 기억은 리셋됐다. 건이 강세라(왕지원)와 마카오 여행을 가기 전으로 돌아갔다. 세라에게 프러포즈할 반지를 사러 갔다가 미영과 부딪혔던 기억뿐인 건이 미영을 "김 비서"라고 부르는 등 하루 아침에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했다.
특히 기사를 통해 미영과 아이 때문에 계약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내뱉는 독설은 이전의 건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건은 미영에게 "뱃속 아이가 내 아이가 맞냐" "당신을 전혀 사랑하지 않는다" 등의 얘기로 미영을 가슴 아프게 했다.
그러나 둘을 잇는 운명의 끈은 상상 이상으로 끈끈했다. 건은 미영을 쌀쌀맞게 대하면서도 마음은 미영을 기억하고 알아서 움직였다. 휴대폰 속 '달팽이♡개똥이'의 당사자가 미영인 걸 알고 미묘한 감정을 느낀 후 미영이 준 사랑의 사탕을 보자마자 감정이 다시 파도처럼 요동치며 되살아나 결국 하나씩 사랑을 기억해내기 시작했다.
이동윤 PD는 특유의 빠른 전개와 감각적인 연출로 효과를 극대화했다. 결국 한 회 동안 기억을 잃고 다시 찾는 초스피드 전개로 식상함과 지루함을 덜었다.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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