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당국이 고급 외국차 기업에 대해 반(反)독점법 칼날을 휘두르면서 결국 그 피해를 고스란히 중국 로컬 자동차 업계가 떠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우디·크라이슬러·재규어 랜드로버·크라이슬러 등 고급 외제차들이 반독점법 조사에 대응해 자동차 혹은 부품 가격을 속속 인하하면서 중저가 자동차 시장을 공략해왔던 중국 로컬 자동차 기업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자동차 마케팅 전문가 장즈융(張志勇)은 신징바오(新京報)를 통해“반독점법 조사 여파로 고급 외제차가 부품가나 애프터서비스(AS) 가격을 대폭 인하하면 합자 브랜드 자동차와 가격 수준이 비슷해질 것”이라며 “이에 맞서 합자 브랜드들이 제품 가격을 인하하면서 결국 로컬 브랜드들이 커다란 리스크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독점법으로 촉발된 고급 외제차 가격 인하 움직임이 도미노처럼 자동차 전체 업계로 확산될 것이란 이야기다.
최근 들어 합자 브랜드들의 가격 인하에 이미 로컬 자동차 브랜드 판매량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로컬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벌써 10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중국 로컬 자동차 판매량은 363만3000대로 전체 자동차 시장 판매량의 37.68%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8% 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6월 한 달에만 로컬 자동차 판매량이 56만6700대로 전달 대비 2.41%나 떨어져 시장 점유율이 0.28%포인트 떨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급 외제차 브랜드의 갑작스런 제품 가격 인하 움직임에 가뜩이나 어려운 로컬 자동차 브랜드 시장 점유율이 더욱 줄어들어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장즈융은 내다봤다.
중국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도 반독점법 조사 여파의 후폭풍이 합자 혹은 로컬 자동차까지 미칠 것으로 7일 전망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고래(고급 외제차) 싸움에 새우(로컬자동차) 등 터진다’며 “고급 외제차는 본래 여유가 있는 부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국가가 간섭해 고급 외제차 가격을 인하하면 로컬 자동차와 합자 브랜드가 직격탄을 맞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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