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나라는 자국 면세점 지원에 올인…우리는 설 곳 잃어 해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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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07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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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우리 정부가 대기업 면세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웃 나라들은 자국 면세점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중국 정부는 다음달 하이난(海南)성의 공항 면세점인 '하이커우'(海口)와 시내 면세점인 '싼야'(三亞)를 확장해 세계 최대면세점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지난 2011년부터는 하이난 관광객에게 면세 구매한도를 기존 5000위안(약 84만원)에서 8000위안(약 134만원)으로 확대하는 등의 '리다오(離島)' 면세 정책을 펴면서 지난 3년간 84억위안(1조3793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일본과 대만, 싱가포르 등도 최근 자국 면세점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일본은 2020년까지 현재 5777개의 면세점을 1만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대만도 지난 5월 중국 본토와 가까워 군사보호 지역이었던 진먼(金門)섬을 개발해 면세점 '에버리치'를 오픈, 중국인 쇼핑객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싱가포르도 샌즈그룹, 갤럭시그룹 등과 대규모 쇼핑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면세 시장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은 한국에서도 마음대로 확장이 어려워 해외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롯데는 국내 면세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 2012년 인도네시아 수카르노하타 공항에 진출하면서 해외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어 같은 해 5월 싱가포르 창이공항 토산품 매장, 11월 패션잡화매장 사업권을 따냈다.

지난해 6월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내에 위치한 롯데쇼핑 애비뉴점에 시내면세점을 오픈했다. 허가조건이 까다로운 해외 시내 면세점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낸 것이다.

괌 공항 면세점 사업권도 획득했다. 괌 공항 면세점은 세계 최대 면세점 업체인 DFS가 30년간 운영해왔던 곳으로 지난달 재개점했다. 오는 2022년까지 10년 동안 패션잡화, 화장품, 지역 토산품을 판매한다.

롯데는 9월4일 일본 간사이공항에도 면세점을 개장할 예정이다.

신간사이국제공항(주)와 공동 운영하는 이 면세점은 샘소나이트·레스포삭 등 일본인이 선호하는 잡화 브랜드와 중국인이 좋아하는 설화수·후와 같은 국산 화장품 브랜드 등 40여개 브랜드가 입점할 예정이다. 간사이공항점까지 개장하면 롯데면세점의 국외 사업장은 인도네시아 2곳, 싱가포르 2곳, 괌 1곳, 일본 1곳 등 총 6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신라면세점도 올해 초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화장품 및 향수 사업권을 따냈다. 10월부터 1~3터미널에 총 20여개 매장(6600㎡)을 운영한다. 현재 신라의 해외 사업장은 창이공항 한 곳 뿐이다. 하지만 세계 최대 규모 공항이라 의미는 남다르다. 신라는 호주 시드니국제공항의 면세점 사업 입찰에도 참여하는 등 해외 면세점 개척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우리나라 면세점의 해외 진출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며 "해외 1위 기업인 DFS가 해외 시장을 장악해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우리나라 내에서는 대기업들을 규제로 묶으니까 성장 원동력이 없어 나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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