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소기업에 대한 담보 대출 위주의 관행이 대표적인 은행권 보신주의로 지적을 받으면서 은행들이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이 "사고만 나지 않으면 된다는 금융회사 임직원들의 의식 때문에 리스크가 있는 대출이나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있어 돈이 제대로 돌지 않는다는 불만이 많다"고 질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은행들은 기술력·성장 가능성보다 재무제표 위주의 심사를 통한 담보·보증대출을 주로 실시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8년 중소기업 여신 가운데 50%의 비중을 차지하던 신용대출은 지난해 말 기준 42%로 5년새 8%포인트나 줄었다.
결국 은행들이 한 발 앞서 중소기업 대출 지원안을 급하게 내놓고 있다. 발등에 떨어진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분위기다.
하나은행은 기술력은 있으나 자금이 부족한 영세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하나 중소기업 행복나눔대출'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담보가액의 최대 1.6배까지 지원하는 대출상품으로 5000억원 한도로 운영된다.
더불어 기존 담보 중심의 중소기업대출 관행에서 탈피하기 위해 기술보증기금의 보증부 대출과 온렌딩 대출에 활용 중인 기술신용평가기관(TCB)의 기술신용평가서를 바탕으로 한 대출도 더욱 활성화하기로 했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기술 사업화 역량 등을 평가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TCB 우수 기업대출'을 선보였다. TCB의 기술신용정보를 활용해 중소기업의 장기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신한은행 신용등급 BB 이상, 기술신용평가기관의 기술신용등급 B+ 이상인 중소기업에게 최대 10억원까지 운전자금 또는 시설자금으로 지원한다.
또 은행들은 신규 일자리를 챙겨 달라는 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계획에 없던 신규 채용을 확대했다.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7개 국내 주요 은행들은 올 하반기 신규 채용을 전년 대비 20%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당초 은행들은 하반기 신규 채용을 최소화할 방침이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하나하나 보신주의로 엮어서 금융권을 죄인으로 만들고 있어 은행들이 뭐라도 내놓고 있는 실정"이라며 "부실 점포 정리와 각종 구조조정을 통해 상반기 겨우 수익성이 좋아졌는데 다시 부실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