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국립 서울대학교 강연 -
(2014년 7월 4일 오전 10:40-11:10) 시진핑 중화인민공화국 국가주석
["중한 협력의 아름다운 미래와 아시아 진흥 번역의 위업을 함께 달성해야"]
존경하는 오연천 총장님,
신사 숙녀 여러분, 친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한국어)! 여러분 안녕하십니까(중국어)! 오늘 이렇게 한국 최고의 명문 국립 서울대학교를 방문하여, 교수님들과 여러 학우들 그리고 각계 인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먼저 중국 정부와 중국 국민들을 대표하여, 그리고 제 개인 명의로, 이 자리에 와주신 여러분과 한국 국민들께 진심어린 인사와 따뜻한 축원을 전합니다.
저는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님의 초청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하였는데, 이번 방문은 이웃집 친구를 만나러 온 것(串串门, 看看朋友)이기도 합니다. 어제 저와 박근혜 대통령님은 회담을 통해 양자관계와 지역 및 국제정세 등 공동의 관심사에 대하여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하였으며, 광범위한 공동 인식을 이루었습니다.
중ㆍ한 양국은 가까운 이웃입니다. ‘세닢 주고 집을 사고, 천냥 주고 이웃을 사며, 좋은 이웃은 돈으로도 바꿀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중ㆍ한 우호와 관련된 미담은 참 많습니다. 신선을 찾아 동쪽 제주도로 온 서복(徐福), 구화산에서 등신불이 된 신라 왕자 김교각(金桥觉), 당나라 시절 중국에서 유학하며 관직에 오른 '동국 유학의 대가' 최치원 선생, 고려시대에 동쪽으로 건너와 한반도에 공자의 후손 명맥을 심어준 공소(孔绍), 그리고 중국 각지에서 27년간 한국 독립운동을 위해 헌신하신 김구 선생, 한국에서 태어나 '중국인민해방군가'의 작곡가가 된 정율성(郑律成) 선생 등 양국 국민간 우호왕래, 상부상조의 전통은 유래가 깊습니다. 한국의 고대 시인인 허균 선생이 쓰신 ‘간담매상조, 빙호영한월(肝膽每相照, 氷壺映寒月, 간과 쓸개를 꺼내어 서로를 비추니, 항아리의 얼음 한 조각을 차디찬 달이 비추는듯 하다)’이라는 시구는 중․한 양국 국민간의 우정을 표현한 매우 적합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위기와 어려움이 있었을 때에, 중ㆍ한 양국 국민들은 '샘물이 마르자 물고기들이 서로를 침으로 적셔주었다(相濡以沫)'라는 말처럼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 돕고 협력하였습니다. 400여 년 전, 한반도에 임진왜란이 발생했을 때에 양국 백성들과 군인들은 모두 적개심을 가지고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싸웠습니다. 명나라 등자룡(邓子龙) 장군과 조선왕조 이순신 장군은 노량해전에서 함께 전사 하였으며, 명나라 장군 진림(陈琳)의 후예들은 아직도 한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20세기 상반기에 일본 군국주의는 중ㆍ한 양국에 대해 야만적인 침략 전쟁을 일으켜 한반도를 병탄하고 중국 국토의 절반을 강점하였고, 이로 인해 중ㆍ한 양국 국민들은 모두 큰 고난을 겪었으며 강산이 모두 파괴되었습니다. 항일전쟁의 기세가 가장 치열했을 때, 우리 양국 국민들은 생사를 함께하며 서로를 의지했고 힘을 다해 서로를 도왔습니다. 중국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유적지), 상하이의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 시안 광복군 유적지 등은 감격스럽고 잊을수 없는 당시 역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1992년 중ㆍ한 수교 이래, 양국은 천시(天時, 하늘이 주는 운)를 잡았고, 지리(地利, 지리상의 이점)를 얻었으며, 사람간의 조화(人和)에 응하였습니다. 또한 서로 존중하고 신뢰하며 공통점에 집중하고 차이점은 해소해 나간다는 대원칙을 견지하였고, 협력공영을 통해 미래를 창조하는 큰 방향을 잘 잡았습니다. 그리고 서로의 핵심 관심사를 존중하고 상대방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였으며, 이로서 양국관계는 비약적인 발전을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파트너, 최대 수출 시장, 최대 수입대상국, 최대 해외투자 대상국, 최대 해외유학생 파견국, 최대 해외여행 목적지가 되었습니다. 한국은 중국의 가장 중요한 무역 및 투자 협력 동반자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중ㆍ한 양자 무역액은 한․미, 한․일, 한․유럽 무역액을 합친 규모보다도 많으며, 중ㆍ한 양국을 오가는 항공편은 매주 800여편에 달하고 있습니다. 작년, 중ㆍ한 양국간 인적 교류는 822만 여명(연인원)에 달했으며, (이런 추세로라면) 앞으로 2년내에 양국간의 연간 인적 교류는 1000만명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ㆍ한 양국은 명실상부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이며, 양자관계는 가장 좋은 발전 시기에 들어섰습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친구 여러분!
현재 중국 국민들은 중국 공산당의 지도하에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길을 따라, 샤오캉 사회의 전면적인 건설 실현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하여 힘써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민들도 '국민행복시대'를 열고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실현한다는 ‘한국의 꿈’을 이루어 나가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발전들이 하나로 모여 중ㆍ한 양국간 협력 강화에 역사적인 기회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중국의 발전 전망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을 텐데, 이는 중ㆍ한 양국 관계의 미래 발전과 밀접하게 관련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먼저 이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모두들 아시다시피 중국은 개혁개방 30년의 고속 성장을 거쳐 각 분야에서 현저한 발전성과를 얻었고, 경제 총량은 세계 2위로 올라섰으며, 국민 생활도 지속 개선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발전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 발전을 이룬 중국은 결국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심지어는 중국을 마치 무서운 '우마왕(牛魔王)‘ 으로 묘사하기도 합니다. 제가 여러분께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견해는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다행히 진리는 객관적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이러쿵저러쿵 하는 말들로 인해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은 이미 미래 발전 목표를 확정하였는데, 바로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과 도시 및 농촌 주민 1인당 평균 소득을 2010년보다 2배 늘리고 샤오캉(小康) 사회를 전면적으로 건설하는 것입니다. 또한 21세기 중엽까지 부강하며 민주적이고 문명적인 조화로운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목표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중국의 꿈'으로 압축하여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 목표를 실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상당히 오랜기간 동안 중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큰 개도국이기에 13억 인구의 생활수준과 삶의 질을 제고시키는 것은 여전히 힘겨운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5000여 년의 문명 역사를 가진 나라로서, 미래지향적인 측면에서 볼때 중국은 어떤 국가가 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문제이고, 교수님과 학우 여러분도 관심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여러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는데, 저는 이자리에서 3가지 방면에서 제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중국은 앞으로도 평화를 수호하는 국가가 될 것입니다. 중화민족은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으로서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하며,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평화·화목·조화를 추구하는 것은 중화민족의 정신에 깊숙히 뿌리내려져 있습니다. 중국에는 ‘국력이 강해도 호전(好戰)적이면 반드시 멸망한다’는 말이 있고, ‘화합(조화)을 가장 귀하게 여긴다(以和爲貴)’, ‘천하태평(天下太平)’, ‘천하대동(天下大同·상상 속 미래의 아름다운 사회를 이르는 말)’ 등의 이념들이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중국 국민들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평화를 소중히 여기게 되었고, 세계 각국과 함께 평화를 도모하고, 평화를 수호하며, 평화를 누리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평화발전의 길을 견지할 것입니다. 이는 임시방편적인 대책도 외교적 수사도 아닙니다. 이는 역사·현실·미래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으로부터 얻은 결론이고, 사상에 대한 자신감과 자발적 실천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중국은 변함없이 협력을 촉진하는 국가가 될 것입니다. 21세기는 협력의 시대입니다. 중국은 절대로 타국의 이익을 희생시키는 것을 대가로 하여 자신을 발전시키지 않습니다. 중국은 남에게 손해를 끼치면서 자신만의 이익을 도모한다거나, 화를 남에게 전가시키는 일을 하지 않습니다. 중국 국민들은 각국 국민들과 함께 각자의 꿈을 실현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서로 지지하고 돕기를 희망하며, 중국은 각국과 함께 공동으로 발전·번영하기를 원합니다. 중국은 호혜공영의 개방전략을 굳건히 추진할 것이며, 정확한 의리관(義利觀)을 가지고 개방형 경제체제를 발전시켜 아시아 및 세계 각국과의 호혜 협력을 전방위적으로 강화·발전시킬 것입니다. 중국은 ‘친성혜용(親誠惠容)’의 이념에 따라 주변국과의 호혜협력을 심화시키고 스스로의 발전이 주변국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중국은 개발도상국을 대외정책의 근간으로 삼아 개발도상국들이 영원히 신뢰하는 친구가 되고, 그들의 진정한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셋째, 중국은 앞으로도 겸허하게 배우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겸손은 사람을 발전시키고, 자만은 사람을 퇴보시키는 법입니다. 중국은 비록 눈부신 발전성과를 이뤄냈지만 세계 선진수준에 비하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 국민들은 자신들이 이룬 성과에 자부심을 느끼지만 교만하거나 자만하여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일은 없을 것이며, 천하의 하천을 받아들이는 바다처럼(海納百川)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마음가짐으로 세계의 목소리를 겸허히 경청할 것입니다. 중국은 ‘화이부동(和而不同)’ 정신으로 문명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보호하며, 각기 다른 문명의 상호 존중과 조화로운 공존을 적극 추진할 것입니다. 중국은 계속해서 세계와 각국 국민들로부터 배우고 또한 인류가 창조한 모든 문명의 성과를 배워 세계와 중국의 더 나은 발전을 추진할 것입니다.
평화를 수호하는 중국, 협력을 촉진하는 중국, 겸허히 배우는 중국은 앞으로 중·한 관계 발전에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새로운 정세 속에서 중·한 양국은 선린우호 관계를 견지하고, 정치적 상호신뢰를 증진시켜야 하며, 서로의 핵심이익과 관심 사안을 중시하여 양국 관계가 장기적으로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호혜협력과 이익의 융합을 강화시키고 거시정책에 대한 조율 강화로 공동 이익의 파이를 지속 확대시켜 나가야 합니다. 더불어 안보 협력을 지속하고 복잡한 안보도전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하며, 평화·안정이 가져다주는 발전 기회를 함께 누려야 할 것입니다. 또한 지속적인 인문교류를 통해 우호의 교량을 만들어 중·한 양국 국민간 우호의 새로운 장을 열어야 할 것입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친구 여러분!
‘멀리 보려면 더 높이 올라가야 한다(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는 말이 있습니다. 현재 중·한 관계는 한층 더 높은 출발점에 올라서 있습니다. 우리의 시야는 더욱 넓어져야 하며, 우리의 목표 역시 더욱 원대해져야 합니다. 중·한 양국은 모두 아시아의 중요한 국가로서, 양국 국민들은 모두 이곳에서 태어나 자라왔습니다. 양자관계 및 국제·지역정세가 새로운 발전과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한국과 공동 발전을 실현하는 동반자, 지역 평화를 수호하는 동반자, 손을 맞잡고 아시아를 진흥(振興)시키는 동반자, 세계 번영을 촉진시키는 동반자가 되어 아시아의 광활한 대륙과 드넓은 해양을 중·한 양국 협력의 큰 무대로 만들어 나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는 손을 맞잡고 노력하여 동양의 지혜를 발휘해 양국의 아름다운 꿈을 더욱 웅대한 ‘아시아의 꿈’으로 결합시켜 나가야 하며, 아시아 각국 국민들과 함께 건설하고, 함께 누리며, 함께 이익을 얻는 길을 가야할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우리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방면에서 중점적으로 노력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첫째, 개방과 융합의 발전 구도를 구축하고, 이익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나아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비교우위를 충분히 활용하여 아시아 각국의 개방 수준을 높이고, 시장·자본·기술의 융합을 가속화하여 아시아 경제가 개방적인 가운데 서로 융합하고, 융합하는 가운데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는 아시아 각국과 단결하여 국제 정치·경제구도의 조정으로 인한 리스크와 도전에 함께 대응하고 아시아의 경제발전 기회와 성과를 함께 공유하면서, 양적인 확대뿐만 아니라 질적인 발전도 함께 중요시하고,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이해를 같이하는(休戚與共) 이익공동체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중국은 현재 전면적 개혁심화와 개방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의 발전에 끊임없는 동력을 불어넣어줄 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에게도 발전과 협력의 기회를 많이 가져다 줄 것입니다. 중국이 제안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은 지역의 상호 연결(互聯互通) 및 인프라 건설 촉진에 유리한 여건을 마련해 줄 것이며, 중국은 관련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동 은행) 설립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합니다. 또한 중·한 양국은 연내 FTA 협상이 타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함께 추진하여 아시아 경제·무역 협력에 강한 동력을 불어넣어야 할 것입니다.
아시아는 아시아 국민들의 아시아이고, 또 세계의 아시아이기도 합니다. 아시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세계가 필요하고, 세계의 발전도 아시아를 필요로 합니다. 우리는 역외 국가들이 아시아 발전 협력에 적극 참여하는 것을 환영하며, 관련 국제기구들이 아시아의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발휘하는 것도 환영합니다. 또한 아시아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는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지역․범지역적인 경제무역 체제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시아의 평화와 발전에 긍정적인 에너지(正能量)를 가져다주는 모든 의지와 행동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둘째, 협력 발전의 이념을 제창하고 국제관계에서 올바른 의리관(義利觀)을 실천해야 합니다. ‘국가는 이익이 아닌 의로움을 이익으로 삼는다(國不以利爲利, 以義爲利, 예기(禮記)·大學(대학))’라는 말이 있습니다. 국제 협력에 있어 우리는 ‘이익(利)’도 중시해야 하지만, 그보다 ‘의로움(義)’에 더욱 무게를 두어야 합니다. 중화민족은 줄곧 ‘군자는 의로움을 근본으로 삼는다(君子義以爲質)’는 점을 주장하고 ‘의롭지 아니하면 부(富)와 귀(貴)는 내게 뜬 구름과 같다(不义而富且贵,与我如浮云)'는 것을 강조해 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님은 지난해 방중시 ’중·한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 중국어로 ’先做朋友, 再做生意(장사보다 친구가 먼저 되어야)‘한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이는 의로움과 이익의 관계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생동감 있게 나타내주었으며, 박 대통령님의 연설은 ’義‘가 먼저고 그 다음이 ’利‘라는 중요한 개념을 깊이 있게 설명해 준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제 관계에 있어 의로움(義)와 이익(利)의 관계를 타당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정치적으로는 국제법과 국제 관계의 기본 원칙을 준수해야 하며, 공정함과 정의(公道正義)를 유지하고 평등하게 서로를 대해야 합니다(平等相對). 경제적으로는 전체 국면에 입각하여 시야를 넓히고 멀리 보며, 호혜공영과 공동 발전을 견지하고, 자신도 잘 살고 타인도 잘 살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현재, 경제 글로벌화와 지역 단일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각기 다른 국가와 지역은 이제 ‘네 안에 내가 있고, 내 안에 네가 있으며(你中有我, 我中有你), 한 사람이 부귀해지면 함께 번영하고, 한 사람이 망하면 같이 망하는(一榮俱榮, 一損俱損)’ 관계가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국제관계를 처리함에 있어 시대에 뒤떨어진 ‘제로섬’ 사고를 반드시 버려야 합니다. ‘너는 적게 나는 많이(你小我多)’라든가 ‘남에게 손해를 끼치면서 자기 이익만을 도모하는(損人利己)’ 사고방식을 추구해서는 안되며, ‘네가 지고 내가 이겨야 한다(你輸我赢)’는 생각이나 ‘한 나라의 독식(一家通吃)’을 추구해서는 더더욱 안 될 것입니다. 의로움(義)과 이익(利)을 함께 고려해야만 의로움과 이익을 모두 얻을 수 있으며, 의로움과 이익의 균형을 이룰 때만이 이를 모두 얻을 수 있습니다.
세 번째, 갈등과 이견을 타당하게 해결하고, 평화롭고 안정적인 발전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한․중 발전과 아시아 진흥은 평화롭고 안정적인 주변 및 역내 환경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현재, 아시아 지역은 여전히 각종 전통적․비전통적인 안보 위협에 직면해 있습니다. 문제는 회피할 수 없으나 그 답안은 다양할 수 있으며, 역사는 바꿀 수 없으나 미래는 만들어나갈 수 있습니다.
대화와 협상의 방식으로 공동의 인식을 모으고,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는 정신으로 이견을 처리하며, 협력 공영의 태도로 공동의 발전을 촉진시키고, 미래 지향적인 안목으로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국가가 화목하게 공존하고, 갈등과 이견을 해소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실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자 확실한 장치(保障)입니다. 우리는 안보 이념을 새롭게 하여 공동의, 종합적인, 협력의, 지속가능한 안보의 방향으로 정치안보대화와 협력을 심화시킴으로써, 지역 국가들이 상호 신뢰하고 평등하게 협력하는 파트너가 되도록 하고, 아시아의 평화와 발전을 공동으로 수호해야 할 것입니다.
‘이웃은 서로 잘되기를 바라고, 친척은 서로 잘 되기를 바란다(鄰望鄰好, 親望親好)’는 말이 있습니다. 중국은 한반도의 남북 관계 개선을 희망하며, 한반도의 궁극적인 자주평화통일 실현을 지지합니다. 우리는 한반도에 핵무기가 나타나는 것을 반대하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관련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을 주장합니다. 세 척이나 쌓인 얼음은 한나절 추위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冰凍三尺, 非一日之寒). 관련 각측은 충분한 인내심과 굳건한 신념(定力)을 가지고 대화와 접촉을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또한 서로에게 선의(善意)를 보이고 각측의 관심(關切)을 배려하며 한반도 비핵화 및 지속적인 평화안보 프로세스 실현을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남북한 양측이 지속적으로 남북관계 개선 프로세스를 추진해 나간다면, 한반도 국민이 갈망하는 자주평화통일의 숙원이 결국 실현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 국민은 한반도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영원한 친구가 될 것입니다.
넷째, 인문 교류를 강화하고, 국민간 감정 유대를 지속 증진시켜야 합니다. ‘이익(利)으로써 사귐은 이익으로 인해 흩어지게 되고(以利相交, 利盡則散)’, ‘힘(勢)으로써 사귐은 힘에 따라 기울기 마련이며(以勢相交, 勢去則傾)’, ‘오로지 마음으로 사귐이야말로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惟以心相交, 方成其久遠)’. 국가간 관계의 발전은 결국 국민간의 서로 통하는 마음(心通意和)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태극문화는 그 유래가 깊으며, 한국의 국기는 태극기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음양의 상생(陰陽相生), 그리고 강함과 부드러움의 조화(剛柔幷濟)라는 오랜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치․경제․안보 협력이 국가 관계 발전을 추진하는 ‘하드 파워(剛力)’라고 한다면, 인문 교류는 국민간의 감정 유대를 강화하고, 마음으로 소통하는 ‘소프트 파워’(柔力)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두 힘을 조화롭게 한데 모아야만 각국은 서로를 더욱 진심으로 대하게 되고, 서로가 더욱 긴밀해 질 수 있을 것입니다.
문화는 국민간 상호 이해와 우의를 증진시키는데 있어 마치 ‘초목이 자라기에 알맞은 비와 바람이 소리 없이 만물을 적시는(春風化雨, 潤物無聲)’것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중․한 양국은 양 국민간에 친근감을 가지고 있으며(人緣相親) 문화적으로도 서로 통하기(文緣相通) 때문에 인문 교류 추진에 있어 천혜의 이점(優勢)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양국은 중․한 인문교류공동위원회를 출범시켜 인문분야 협력 확대 및 국민 정서 증진에 좋은 장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양국 정부는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이끌어가야 하며, 양국 각계 인사 및 국민들은 이를 위해 기여해야 할 것입니다.
총장님, 교수님, 학우 여러분!
신사 숙녀 여러분!
중․한 양국 국민은 타고난 친근감을 가지고 있으며, 지난 수백년 동안 피는 물보다 진하듯 두터운 우정을 쌓아왔습니다. 이 자리에서 저는 여러분들께 두 가지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2008년 중국 원촨(汶川) 대지진 발생 이후 한국의 각계 인사들은 아낌없이 원조의 손길을 내밀어 주었습니다. 당시 한국 전라남도 소재 제일고등학교 교사 및 학생들은 중국 베이촨(北川) 중학교를 위해 성금을 모았고, 이 고등학교의 교장선생님이 베이촨 중학교 교장선생님께 보낸 편지에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으로 준다”는 글귀가 있었다고 합니다. 같은해인 2008년에는 장바오(張寶)라는 중국인 (골수)기증자가 골수가 일치하는 한국인 환자를 만난 이후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했는데, 건강을 회복한 후에도 한국인 환자를 위해 골수를 기증한 적이 있습니다. 이 중국인 기증자는 “인생의 화와 복은 예측하기 어려운 법인데, 이렇게 큰 난관에 직면한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 아무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중국인 골수 기증자의 해외 기증 건수는 총 156건이며, 그 중 한국인이 골수를 기증 받은 건수는 45건으로 다른 나라보다 훨씬 많습니다. 이러한 생생한 사례들은 셀 수 없이 많은데, 이는 중․한 양국 국민의 우호를 있는 그대로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양국 국민은 함께 노력하고, 기쁨은 더 많이 공유하며 어려움도 함께 더 많이 나눔으로써 영원히 변치 않는 ’우정의 시(詩)‘를 함께 써나가야 할 것입니다.
청년은 중․한 양국의 미래이자 아시아의 미래입니다. 청년이 흥하면 민족이 흥하고, 청년이 강하면 나라가 강한 법입니다. 안중근 의사는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청춘은 다시 오지 아니한다’는 글귀를 남기셨으며, 청년들이 청춘을 소중히 여기고 생명의 빛을 만들어가기를 희망하셨습니다. 청년은 가장 왕성한 패기와 꿈을 가지고 있으며, 청년들이야말로 가장 쉽게 서로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별에서 온 그대’ 등과 같은 한국 드라마는 중국 국민들, 특히 중국 젊은이들에게서 인기가 많습니다. 멋진 청춘이 있어야 인생에서 가장 다채로운 기억을 남길 수 있습니다. 양국 청년이 서로 배우고 서로를 귀감으로 삼으며 우정을 증진시켜, 중․한 양국 우호의 충실한 계승자가 되고, 아시아 부흥의 적극적 참여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서울대학교는 한국에서 우수한 청년 인재들이 많이 모여 있는 대학으로서 여러분 모두는 나라의 기둥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이번에 중국을 소개하는 책과 영상 자료 1만권을 가지고 왔는데, 강의와 학술연구에 사용될 수 있도록 귀 대학에 기증하고자 합니다. 또한, 저는 이 자리에서 2015년 중국에서 열리는 ‘한어교(漢語橋)’ 대학생 여름캠프 행사에 귀 대학교 학생 100명을 초청하고자 함을 말씀드립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거센 바람 물결 헤칠 그날은 꼭 오리니, 구름 같은 돛을 달고 창해를 건너리다(长风破浪会有时,直挂云帆济沧海)‘라는 말은 중국 당나라 시인 이태백(李白)의 유명한 시구입니다. 우리가 우호 협력의 돛을 달고 호혜공영이라는 방향을 향해 나아간다면, 중․한 우호협력의 큰 배는 분명 바람을 타고 파도를 헤쳐 나갈 것이며, 평화와 번영의 빛나는 피안(彼岸)으로 끊임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국어)
자료제공=동북아역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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