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저비용항공이라서 버스타고 이동하나 보네”
지난달 출장 때문에 찾은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10번 탑승구 앞을 지나면서 들은 얘기다. 제주행 비행기를 탑승하기 위해 기다리던 중년부부가 저비용항공사(LCC)라서 버스를 타고 가야한다며 볼멘소리로 말했다.
일본 간사이공항과 동남아 일부 국제공항의 경우 항공기를 연결하는 탑승교나 승객 운송을 위한 버스가 없다. 탑승 수속을 마치면 승객이 항공기까지 걸어가서 탑승한다. 이는 LCC들이 공항 이용에 따른 비용을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한 수많은 방법 중의 하나다.
우리나라 공항에서 항공기에 탑승하기 위해서는 항공기와 탑승구가 직접 연결된 탑승교를 이용해야 한다. 다만 부득이하게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 바로 ‘LCC라서 탑승할 때 버스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비행기를 탑승하거나 내릴 때 탑승교가 아닌 버스를 이용하는 것은 항공편은 많아졌지만 현실적으로 탑승교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 시간대에 해당 항공사가 탑승교 배정을 받지 못한 것일 뿐 LCC라서 탑승교가 아닌 버스를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5일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기준의 항공편을 조사한 결과 LCC가 대형항공사보다 버스 이용률이 높았다. 이날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기준 총 184편 가운데 114편(62%)의 항공기가 탑승교 이용을 배정받았으며 나머지 70편(38%)은 항공기 탑승시에 버스를 이용했다.
이날 대형항공사 총 운항 94편중에 27편(28.7%), LCC 총 운항 90편 중에 43편(47.8%)이 버스를 이용했다. 대형항공사가 LCC보다 탑승교 이용률이 19.1%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한국공항공사는 이동지역관리운영규정에 따라 매월 정기회의를 개최해 각 항공사에 주기장을 배정한다. 규정에 따르면 주기장은 도착 예정시간이 빠른 항공기를 우선 배정하며 도착 예정시간이 ‘15분 이내’의 동일시간대일 경우 대형항공기를 우선 배정한다.
한 LCC 관계자는 “탑승교 배정이 매일 동일한 비율은 아니지만 LCC가 대형항공사에 비해 탑승교를 이용하는 횟수가 적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국내선을 운항하는 항공기 중에서 대한항공의 B747 기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항공기가 200석 안팎의 비슷한 기종인데도 탑승교 배분이 대형사에 높게 나타나는데, 이게 ‘대형기 우선 배정’ 때문인지 혹시 LCC 차별은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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