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올해 도심 한복판에서 5개 발생… 서울시 등 관할기관 뾰족한 해법 내놓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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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0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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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시 제공]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마른 하늘에 날벼락.'

서울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달 5일 점심 시간인 정오께 송파구 석촌호수 인근에서 의문의 '대형 싱크홀(Sink hole, 땅 꺼짐)'이 발생했다. 시내 한 복판에서 생긴 커다란 구덩이는 이곳을 아예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최근 두 달 사이 이곳 석촌동에서만 크고 작은 싱크홀이 5개나 생겨났다. 하지만 서울시나 송파구 등 관할 공공기관은 근본적 원인이나 대책 같은 뾰족한 해법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 발생했나

지난 5일 낮 12시 10분께 서울 송파구 방이동 석촌호수 지하차도 종점부에서 폭 2.5m, 길이 8m 규모 싱크홀이 만들어진 게 가장 최근이다.

사고 지점 주변으로 지하 13m 하부에 지하철 9호선 919공구 터널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광역상수관(2000㎜)과 하수박스(가로 3.5m, 세로 2.5m)도 통과했다.

서울시는 싱크홀의 발생원인을 객관적으로 규명하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와 토질 및 기초, 터널, 지하수 및 상하수도분야 등 외부전문가 7명을 선임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에서 싱크홀이 발견된 적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최초 싱크홀은 5년 전인 2010년 9월 10일 영등포구 노들길에서 보여졌다.

한강대교 1.1㎞ 지난 2차로에 폭 3m, 연장 2m 크기였다. 당시 침수방지 공사장 지반 약화에 의한 것으로 동작구에서 조치를 해 마무리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후에도 매년 적게는 1회에서, 많게 5건의 싱크홀이 생활 주변에서 나타났다. 공공기관은 이전까지 이 문제의 심각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다가, 올해 들어 송파구라는 특정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해 확인 작업에 나섰다.

◆ 해외 사례는

서울 일대의 싱크홀은 과연 '싱크홀'이라고 불러도 될까 싶을 정도로 그 면적이 작은 게 사실이다.

해외의 경우 지난해 3월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골프를 즐기던 40대 남성이 5.5m 땅 아래로 사라졌다. 이 남성은 가까스로 구조되긴 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그해 5월에는 중국의 공업단지 앞에서 퇴근 중이던 사람들이 지름 10m, 깊이 4m 구덩이로 빨려들어가 5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아서 2007년 과테말라시티에서는 100m 깊이의 싱크홀이 20여 채의 집과 3명을 삼켰다.

이처럼 엄청난 인적, 물적 피해를 안겨주는 싱크홀이 서울의 도심에서도 생기며 시민들의 불안도 점차 커졌다.

◆ 남은 과제는

학계에서는 싱크홀이 대개 지하수 이동으로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지하수와 흙이 섞여져 유지되던 땅에 지하수가 흘러 흙 사이는 빈 공간으로 남겨진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순간에 땅은 꺼진다.

문제는 당장 어디서, 언제 싱크홀이 발생할 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도심 하부에 지하철이 수시로 다니고 상하수도, 가스관로 등 시설물이 얽히고 설켜 대책을 마련하기 어렵다.

실제 이틀 전 석촌호수 인근의 사고 때에도 서울시는 상수도관 파손 등 2차 사고를 방지하겠다며 되메우기도 급급했다. 

차량 통제가 이뤄진 6시간 동안 11대의 트럭이 160t 토사를 동원했다. 제2롯데월드 공사장으로부터 불과 1㎞ 떨어져 일각에서는 이 공사와 연관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곳의 싱크홀 발생 원인은 지하철 9호선 및 제2롯데월드 건설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둘 다 싱크홀 인근의 연악한 지반을 건드려 흙이 잘게 부서졌고 이로 인해 커다란 빈 공간이 생겨났다고 추측된다.

서울시는 '대응 부실'이라는 비난 여론을 불식시키기 위해 인력과 장비를 투입, 채워진 흙과 아스팔트를 다시 걷어내 싱크홀의 원래 모습대로 복구할 방침이다.

이런 사후약방문식 처방전은 재차 반복되고 있지만, 서울시는 달리 대안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질 특성으로 발생하는 해외의 싱크홀과 아스팔트에 구멍이 뚫린 우리나라 사례는 엄연히 다르다"며 "도로 하부에 여러 시설물이 혼재한데 따른 영향성을 고려해 전문가와 원인 규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표=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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