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베이징 21세기극장에서 지난 7일 광주문화재단 주최로 정율성(鄭律成, 1914~1976, 조선족) 탄생 100주년 기념 음악회가 개최됐다.
공연장에는 관람객 1700여명이 참석했다. 베이징에서 처음 열린 정율성 기념 음악회로, 우리 교민 300여 명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공연에서는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과 시립국극단, 시립소년소녀합창단, 지역 성악가 등 45명이 출연해 오페라 '망부운'과 관현악 '축연무', 동요 등 정율성의 주옥같은 작품을 잇따라 연주했다.
음악회에 참석한 정율성의 딸 정샤오티(鄭小提·71)씨는 "부친이 역사적 문제와 일부 경력 때문에 한국에서 오랫동안 평가받지 못했던 점을 잘 알고 있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한국사회의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76년 중국에서 사망한 그는 혁명열사릉인 바바오산(八寶山)에 묻혔고 중국정부는 2009년 건국 60주년 행사에서 그를 '신중국 건국에서 걸출한 공헌을 한 영웅모범인물 100인'에 선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정율성'이라는 이름은 여전히 낯설다. 북한과 깊은 관계를 맺었던 인물로 오랫동안 거론 자체가 금기시돼왔던 까닭이다. 1945년 중국에서 북한으로 건너간 그는 조선음악대학 작곡부 부장 등으로 근무하면서 북한 공식군가인 '조선인민군행진곡'을 만들었다. 중공군 창작팀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러나 정율성이 태어난지 100주년이 된 올해 한국에서도 점차 그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이 일고 있다. 광주에서 최근 정율성 일대기를 담은 영화가 제작되고 있다는 소식이 보도됐고, 지난달 초 한국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관계를 상징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정율성을 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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