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터키 사상 첫 직선제 대선서 승리...개혁의 '분수령'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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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11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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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실시한 사상 첫 직선제 대통령 선거에서 집권 정의개발당(AKP) 후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가 과반 득표를 얻어 당선됐다. 사진은 터키 수도 앙카라에 걸린 에르도안 총리의 대형 경선 현수막. [앙카라 = 신화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터키가 1923년 터키 건국 이후 처음으로 실시한 직선제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가 당선됐다. 에르도안 총리의 당선은 '대통령제'로의 전환, 대통령직 '권한강화' 등 변화와 개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터키 중앙선거관리위원회(YSK) 사디 규벤 위원장은 10일(현지시간) 오후 10시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 정의개발당(AKP) 후보인 에르도안 총리가 과반 득표를 얻어 당선됐다면서 개표결과와 관련한 구체적인 수치는 11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터키 민영방송 NTV와 CNN튜르크 등은 개표상황 자체 집계 결과 에르도안 총리가 51.8%를 득표해 1차 투표의 당선 요건인 과반 득표를 넘겼다고 보도했다.

경쟁 후보였던 에크멜레딘 이흐산오울루 이슬람협력기구 의장의 득표율은 38.5%, 제3 야당인 쿠르드계 인민민주당(HDP) 셀라하틴 데미르타시 대표는 9.8%로 각각 집계됐다.

대선에 앞서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에르도안 총리는 53∼55%의 지지율을 보인 바 있어 이번 투표에서 당선이 확실시 됐었다. 

에르도안 총리의 당선과 함께 터키의 정치체제는 내각책임제에서 대통령제로 전환되고 그간 '상징적'이었던 대통령직의 권한 또한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터키는 지난 2007년 개헌에서 대통령 직선제를 도입했으나, 총리가 모든 행정에 관한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고 국회에 책임을 지는 내각책임제를 유지하고 있다. 의회는 지난해 4개 원내 정당이 참여한 개헌위원회를 구성해 대통령제 전환을 논의했으나 정당 간 이견을 보여 위원회 활동이 중단된 바 있다. 

앞서 에르도안 총리는 이번 대선에 당선되면 대통령제로 전환하는 헌법 개정을 추진할 것임을 주장한 바 있어 취임 후 다시 개헌논의가 추진될 전망이다. 

다만, 에르도안 총리는 이전부터 "헌법상 권한을 모두 사용해 활용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바람을 거듭 밝혀 이미 그의 당선 자체가 '준(準) 대통령제'로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에르도안 총리는 이날 밤 당선 수락 연설에서도 "오늘이야말로 터키가 새로운 시작을 향해 문을 열며 새로운 터키를 수립하는 날"이라고 말해 개혁과 변화의 바람을 예고했다. 

그는 "터키의 제12대 대통령으로 선출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다"면서 "오늘 우리는 한 시대를 닫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것"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여러분은 중재자를 통해 대통령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대통령을 뽑았다"며 "오늘 국민이 다시 한번 승리했고 민주주의가 또 한번 승리했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2003년 취임한 이후 총리직을 3년 연임하며 11년간 권좌에 머물렀으나 당규(黨規)에 따라 더 이상 총리직을 수행할 수 없게 되면서 올해 대권 도전으로 전향했다. 이번 선거에 승리하면서 앞으로 최소 5년, 연임할 경우 최대 10년간 터키를 통치하게 됐다.

이에 야권에서는 에르도안을 두고 '새로운 술탄(이슬람의 최고 정치 지배자)', '터키의 푸틴'이 되고자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터키 언론들은 경제성장과 물가안정, 교육 및 의료확충 등의 성과와 함께 대규모 개발사업과 이슬람주의를 앞세워 하층민과 보수적 이슬람 계층의 전폭적 지지를 얻어낸 점이 그가 12년째 장기집권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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